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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수 우위 대법원, 권총 휴대 허용…총기규제 논의에 ‘찬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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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4 07:11:51 수정 : 2022-06-24 07: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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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은 23일(현지시간) 공공장소에서 권총 휴대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미국의 잇따른 총기 난사 사건으로 상원의 초당적 의원 모임이 총기 규제 강화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판결로 파장이 예상된다. 

 

대법원은 이날 일반인이 집이 아닌 야외에서 권총을 소지할 수 없고, 필요에 의해 휴대할 경우 사전에 면허를 받도록 한 1913년 제정된 뉴욕주(州)의 주법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뉴욕의 주법이 합헌이라는 하급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기도 하다.

 

판결은 9명의 종신 대법관이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구성된 것과 똑같이 6 대 3으로 결정됐다. 보수 대법관 6명이 권총 휴대를 허용하는 쪽으로, 나머지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은 권총 휴대를 소지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표를 던졌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연방헌법은 집 바깥에서 정당방위를 위해 개인이 권총을 휴대할 권리를 보호한다며 뉴욕주의 주법은 일상적 정당방위 필요가 있는 개인이 무기를 소지할 권리의 행사를 막아 위헌이라고 밝혔다.

 

진보 성향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은 소수의견에서 대법원이 총기 폭력의 심각성을 해결하지 않은 채 총기권을 확대했다며 이번 판결이 총기 폭력에 대응할 능력을 잃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뉴욕주처럼 공공장소에서 권총 소지 시 면허를 받도록 한 워싱턴과 최소 6개 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판결은 미국 상원을 중심으로 총기규제 강화 법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24일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18세 청소년이 총기를 난사해 초등학생 19명과 교사 2명 등 21명이 희생되는 참극이 발생했다. 그보다 열흘 전인 14일에는 뉴욕주 버펄로 흑인 밀집 지역 슈퍼마켓에서 백인우월주의자의 총기 난사로 13명이 총에 맞고 10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상원의 민주당 의원 10명, 공화당 10명은 최근 총기를 구매하려는 18∼21세의 신원 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와 기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21세 미만의 총기 구매자에 대해 최소 열흘간 정신건강 상태를 검토하는 내용 등이 담긴 합의안을 도출해 다음 달 4일 미국 독립기념일 전 통과를 추진 중이다. 

 

대법원이 상원의 입법과 상반된 결론을 내리면서 총기규제 법안 마련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는 판결에 대해 “미국이 총기 난사와 일상적인 총기 폭력으로 계속 휘청거리는 시기에 이 결정은 공공 안전을 보장하는 것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슈퍼마켓 총기 난사로 10명이 사망한 뉴욕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버펄로의 사람들에게 좌절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썼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판결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며 “이 판결은 상식과 헌법 모두에 배치되고 우리 모두를 매우 괴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도 성명을 내고 법원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도 매우 충격적인 판결이라면서 “이 암흑의 날이 온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과 2018년 보수 성향인 닐 고서치 대법관과 브렛 캐버너 대법관을 각각 지명한 데 이어 대선을 코앞에 둔 2020년 10월,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까지 지명하면서 대법관 구성은 보수 6명, 진보 3명이라는 절대적 보수 우위를 점하게 됐다. 보수 우위 대법원이 낙태와 동성결혼, 성소수자(LGBT) 권리 확대, 총기규제 등에 반대하는 보수의 가치를 반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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