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야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해양경찰의 ‘월북 뒤집기’ 기자회견에 관해 “문재인 전 대통령 포토라인 세우기 프로젝트”라고 발언하자, 사망한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아내 권영미씨는 “그 입 다물라”라고 경고했다.
23일 데일리안에 따르면, 권씨는 김씨에 대해 “북한이 남편의 시신을 친절하게 화장시켜준 것처럼 얘기한 사람”이라며 “2년 전에도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려다가 참았던 기억이 있다. 여태까지 유족들에게 취재 요청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니 그 입 다물라 말할 수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그는 남편이 ‘빚’ 때문에 월북했다는 주장이 나온 데 대해선 “빚이 있으면 가족을 버리고 월북하나. 차라리 다른 곳에 도피하면 모르겠다. 연쇄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이 살기 위해 월북하나. 전혀 아니지 않나. 더 극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도 월북이라는 꿈을 안 꾸는데 어떻게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렇게 월북한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지 않나. 도피할 정도의 큰 금액도 아니었다”면서 “대한민국에 그 정도 빚 없는 사람은 없을 거다. 해경이 일부 도박 빚을, 전부 도박 빚인 것처럼 부풀려 발표했다. 그 발표가 잘못됐다고 인권위에서 정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편이 어쩔 수 없이 월북 의사를 표시했을 가능성에 관해 “남편은 북한으로 흘러들어가기 전 아무런 준비 단계가 없었다”면서 “방에 있는 방수복도 그대로 있었고 본인 신분증도 다 두고 갔다. 신변을 정리한 아무런 흔적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북쪽으로 흘러가게 됐다면 자발적인 의사라고 보기 힘들다. 감청 자료에 월북 정황이 느껴진다고 자진 월북으로 사람을 모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면서 “북한 깃발이 보이고 총을 든 군인이 보인다면 너무 무서울 것 같다. 살기 위해서는 충분히 그런 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사과에 관해서도 “전혀 사과가 아니다. 결국 남쪽에 대한 원망과 잘못으로 마무리 짓는 내용들이었다”면서 “그 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나온 내용들을 봐도 남쪽에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런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 사람 죽여놓고 미안하다고 말하면 끝인가”라고 물었다.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이었던 이씨는 2020년 9월 서해상 표류 중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뒤 시신이 불태워졌다.
이후 문재인 정부 시절 군 당국과 해경은 이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하다 변을 당했다고 발표했지만, 해경이 지난 16일 언론 브리핑을 열고 ‘이씨가 월북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수사 결과를 1년9개월 만에 뒤집으면서 논란이 일었다.

한편, 김어준씨는 해경 기자회견과 관련해 지난 21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기 위한 작업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2년 전) 당시 국회 국방위 비공개 회의 뒤 국민의힘 간사인 한기호 의원이 ‘국방부 보고내용을 보면 월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정황이 선명하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더불어민주당 주장처럼 당시 국방위 회의록을 공개하면 그만”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왜 공방이 이어지고 이렇게까지 키울 일인가”라며 “특별히 새로 발견된 근거가 없는데 판단을 뒤집고 이렇게 까지 일을 키운 건 ‘문 전 대통령 포토라인 프로젝트’로 의심 된다”고 했다.
또한 그는 피살된 공무원 유족 측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김종호 전 민정수석을 고발한다고 발표한 점을 두고선 “그럼 안보실장·민정수석이 대통령 모르게 그런 결정을 내렸겠느냐. 문 대통령을 수사해야 된다는 논리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봤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