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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층간소음 민원 급증…“시공사 책임 강화해야”

입력 : 2022-06-23 07:00:00 수정 : 2022-06-22 20: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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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초인종 소리에 A씨가 집 현관문을 열었을 때, 그의 집 문 앞에는 아랫집 이웃 B씨가 서 있었다. 손에 골프채를 쥔 채로.

 

A씨와 B씨는 이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다. B씨는 윗집에 사는 A씨가 너무 시끄럽다며 층간소음을 호소하곤 했다. 이날 역시 층간소음이 문제였다. B씨는 A씨 집 현관을 지나 거실까지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 “죽여버릴까”라며 위협했다. 특수주거침입 등 혐의로 법정에 선 B씨는 “층간소음을 항의할 목적이었다”고 설명했지만, 법원은 12일 지난달 그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층간소음이 이웃 간 갈등의 불씨가 되고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층간소음에 대한 구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법원 판결서 인터넷 열람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층간소음 관련 문제로 재판을 받은 사건은 128건에 달했다. 2020년에는 101건, 2019년에는 73건을 기록한 바 있다.

 

민원 접수 사례는 훨씬 많다. 환경부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지난해 4만6596건을 기록했다. 2019년 2만6257건에서 2배 가까이 뛰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층간소음 관련 민원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전날 ‘층간소음 분쟁 현황과 대책방안’ 기자회견을 열고 “층간소음 문제는 더이상 이웃간 분쟁이 아닌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며 “국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고통임에도 정부의 해결 방안과 정책은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백인길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주거분과장은 “어떤 회사가 잘못 만든 상품을 시장에 팔아서 사고가 발생하면 상품을 잘 만들지 못한 회사의 책임이지, 사용을 부주의하게 한 소비자 잘못이 아니다”면서 “층간소음 문제도 잘못된 상품을 시장에 공급해 발생하는 것인데, 이를 입주민이 잘못 사용한 책임이라며 주민들끼리 분쟁으로 해결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근본적인 문제는 잘못된 상품을 정부가 잘 만든 상품이라고 인정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실련은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층간소음 저감에 효과적인 건축공법을 도입·확대하고, 시공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는 △공동주택 신축 시 층간소음 전수조사 의무화 △층간소음 기준 초과시 벌칙 강화 △‘라멘(기둥식)’ 구조 건축 의무화를 제안했다.

 

단체는 “우리나라 아파트는 대부분 층간소음에 취약한 벽식 구조”라면서 “벽식 구조는 보나 기둥이 없기 때문에 시공 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의 효과가 있지만, 천장에서 가해지는 진동이 내력벽을 통해 실내 공간에 그대로 전달돼 인접 세대에 소음이 더 크게 들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라멘 구조는 천장에 수평으로 보를 설치하고 수직으로 기둥을 설치해 천장의 하중을 부담하는 구조다. 천장에서 가해지는 진동이 보와 기둥으로 분산되기 때문에 실내 주요 공간에 전달되는 층간소음이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연구개발 과제인 ‘비용절감형 장수명주택 보급모델 개발 및 실증단지 구축’ 보고서에 다르면 라멘 아파트는 벽식보다 경량충격음이 6.4데시벨(㏈), 중량충격음은 5.6㏈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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