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시스템의 불안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가 ‘주의 단계’에 진입한 뒤 지속상승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정,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인상) 압력이 가중됨에 따라 미국을 시작으로 각국이 빠르게 긴축에 나서는 상황에 따른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등에 따라 금융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2일 의결한 ‘2022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6.2, 2월 6.8이던 FSI는 3월 8.9가 되며 주의 단계에 들어선 뒤 4월 10.4, 5월 13.0으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실물·금융 부문의 20가지 지표를 표준화해 산출하는 FSI는 8 이상을 주의 단계, 22 이상을 위기 단계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2008년 12월 57.6)과 코로나19 초기 시절(2020년 4월 24.5)에 위기 단계에 진입한 바 있다. 주의 단계 진입은 지난해 1월(9.6) 이후 1년 2개월 만이고, 13.0은 2020년 9월(15.9)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시스템 내 중장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지난해 2분기에 2008년 4분기 수준인 59.9까지 치솟은 후 3분기 58.6, 4분기 54.8, 올 1분기 52.6으로 하락했다. FVI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낮아지고 있지만, 가계부채 누증과 높은 주택가격 등이 주요 취약요인으로 잠재하면서 장기평균(37.4)을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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