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 ‘제2부속실’ 재설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와 관련해 “글쎄, 대통령이 그렇게 쉽게 (제2부속실을) 부활시킬까. 대통령이 고집이 좀 세시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 엑스포 개최 경쟁발표(프레젠테이션·PT)를 마친 뒤 동행기자 오찬간담회에서 “김 여사를 한 번도 개인적으로 뵌 적이 없어 잘 모른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제2부속실 부활론이 계속 제기된다’는 질문에 “그건 정말 내가 모르겠다”며 “언제 한번 뵐 기회가 있으면 여쭤보겠다”고만 했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과 자신의 케미가 “거의 100%”라고 했다. 또 “각료 중에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아서 혹시나 집단사고에 빠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다”며 “주변에도 그런 걸 항상 경고해 달라 말하고 있고, 그래서 제 명함에도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뒀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지난 13일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등 역대 영부인들을 잇달아 예방한 데 이어 지난 18일에는 순직한 공군 전투기 조종사 고 심정민 소령 추모 음악회에 참석하는 등 지난주에만 6차례의 공식·비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적 활동’으로 볼 수 있는 김 여사의 일정이 대통령실을 통해 공지되지 않고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제2부속실 설치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 설치 대신 기존 부속실에 김 여사를 담당하는 직원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지난 19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제2부속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라 이를 파기하는 것은 어렵다”라며 “김 여사를 담당할 부속실 인원을 2~3명 증원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폐지 공약 파기를 사과하고, 김 여사를 공식 전담하는 공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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