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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피격' 여야 정보공개 공방…'NLL 사태' 재연되나

입력 : 2022-06-21 19:09:45 수정 : 2022-06-21 19: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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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대통령 기록물 보자" 으름장…속내는 달라
'NLL 대화록' 정국 당시처럼 국회 3분의2 이상 동의해 전격 열람할 수도
軍 특별취급정보 공개도 쟁점…한미 정보동맹 훼손 등 부담
2013년 7월 2일 여야 대통령 기록물 열람위원들이 성남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서 대통령 지정 기록물 열람실을 떠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당시 조명철(왼쪽부터), 황진하 새누리당 의원, 박남춘, 전해철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과 해당 공무원의 월북 여부 판단을 두고 여야 간에는 정보 공개 공방이 점화한 모습이다.

겉으로만 보면 여야는 당시의 상황을 판단할 만한 정보를 공개하자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속내는 다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이 월북했다고 판단한 근거를 찾고자 정보 공개를 압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 정부가 사실상 최초의 사건 결과를 뒤집는 결정을 내린 상황에서 그 근거가 무엇인지를 찾겠다며 역시 정보를 공개하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 같은 양상과 별개로 실제로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공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2013년 '서해 NLL(북방한계선) 대화록'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21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아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대통령 기록물도 서로 "열어보자"…국회 합의 여부는 '글쎄'

국민의힘은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된 사건 당시의 청와대 회의록 등의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서면 보고와 청와대의 대응 등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당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단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21일 KBS 라디오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살인을 방조하고 '월북몰이' 등 명예살인을 했다"며 "사건 관련 정보를 다 공개하자"고 했다.

민주당 역시 표면상으로는 이에 호응하는 분위기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원론적 입장에서 정식으로 요청하면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개 여부로 정쟁을 일삼겠다 하면 (공개를) 안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문제는 대통령 기록물을 보려면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거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이 있어야 하는 등 그 조건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결국 국회에서 사건 당시 청와대 회의록 등 대통령 기록물을 보려면 과반 의석을 점한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다.

우 위원장의 발언과 별개로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요구를 수용, 회의록 열람에 협조할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달린다.

대통령 기록물에 담긴 진실과 별개로 문 전 대통령과 청와대의 대응이 얼마든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우 위원장이 "끊임없이 전임 대통령을 물고 늘어져서 무슨 이득을 보겠다는 것인가"라며 "정략적 의도가 보이지 않나"라고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선·지선 평가 토론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이 전격적으로 대통령 기록물 열람에 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2년 대선과 2013년 정국의 핵이었던 'NLL 대화록 사태'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이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논란이 현 상황과 유사하다.

2부가 작성된 대화록 중 청와대가 보관하던 대화록은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됐고 나머지 1부는 국정원에 보관돼 있었다.

국정원은 자신들이 보관하던 대화록은 대통령 기록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회에 관련 자료를 제공했고, 이는 곧 상세하게 언론에 공개됐다.

민주당은 국정원의 정치·대선 개입 국정조사를 전제로 대통령 기록물 열람을 주장했으나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문 전 대통령은 당의 입장과 달리 전면 공개를 요구했고, 여야는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로 기록물 열람을 결정했다.

그러나 여야가 대화록을 열람하고자 국가기록원에 방문했을 때 정작 대화록이 없다는 게 확인돼 '사초 증발'이라는 새로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SI는 공개 시 리스크 너무 커…尹대통령도 "간단한 문제 아니다"

피살 공무원의 월북 여부를 판단하는 데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군의 특수정보인 SI(특별취급정보) 공개도 쟁점이다.

민주당은 피살 공무원이 월북했다는 판단을 뒤집은 근거를 대라며 군이 가진 SI를 공개하라고 역공을 취하는 모습이다.

국가정보원 출신 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나와 "미국의 동의를 받아 SI를 공개하면 될 일"이라며 야당에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정보를 (미국에) 공개하라고 하면 (한미 간) 정보 공유는 끝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부·여당이 공개하고자 한다면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군이 다루는 정보의 공개 여부는 담당 부서가 먼저 판단한 뒤 국방부 정보공개심의위 심의와 장관 결재를 거쳐 결정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미 정보 취득 수단으로 북한군 동향 등을 감청해 얻은 첩보인 SI를 공개하면 정보 취득 경로가 노출돼 북한의 대응 시 정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고, 미국 측과 신뢰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SI를 공개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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