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를 ‘개’로 표현…정의당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라이더 단체도 경찰에 항의…경찰, 입장문에서 “의도치 않게 오해 일으켜 사과”

경찰이 이륜차(오토바이) 교통법규 위반자를 개로 표현한 단속 안내 현수막을 도심에 내걸어 논란을 빚었다. 논란이 일자 경찰은 즉시 현수막을 수거하는 한편, 이러한 현수막에 문제를 제기한 라이더 단체에는 의도치 않게 오해를 일으켰다며 사과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천안동남경찰서는 앞서 지난 17일 관할 도로 15곳에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 집중단속’이 적힌 현수막을 게재했다. 아울러 현수막에는 단속 대상으로 ‘신호위반, 인도주행, 무면허, 음주운전 등’이 표기됐다.
정의당 충남도당은 즉시 보도자료를 내고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람들과 오토바이를 이용해 경제활동을 하는 배달노동자들이 모두 개가 되는 것”이라며 “황당한 현수막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찰을 비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보는 현수막에 사람을 어떻게 개로 표현할 수 있는지 기본인식을 이해할 수 없다”며 “누가 뭐래도 시민을 함부로 대하고 있음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거듭 지적했다.
충남도당에 이어 배달노동자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도 경찰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교통관리계장 이름으로 사과가 담긴 입장문을 라이더유니온에 보낸 천안동남경찰서는 “잘못된 플래카드 게첨으로 불쾌감을 유발해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캐릭터 시안을 명확히 확인하지 못한 점, 이로 인해 의도치 않게 라이더분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킨 점도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라이더분들을 폄하하거나 불쾌하게 할 의도는 아니었음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플래카드는 전면 수거 조치했고 수정된 보완 플래카드로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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