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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장관 지휘 구체화…경찰 중립성 침해-권한 견제 논란

입력 : 2022-06-21 13:41:44 수정 : 2022-06-21 13: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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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정신 위배"…"검수완박으로 비대해진 권한 통제해야"
'경찰국 신설'에 대해 경찰 조직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적막이 감돌고 있다. 뉴스1

행정안전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가 행안부 산하 경찰 지원 조직 신설을 골자로 하는 경찰 통제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침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경찰 중립성은 헌법에도 명시돼 있을 만큼 논의의 역사가 길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커진 경찰 권한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 경찰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관련 논의의 역사

경찰의 정치적 중립은 1960년 헌법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당시 헌법은 '경찰의 중립을 보장하기에 필요한 기구에 관하여 규정을 두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정부조직법도 '경찰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공안위원회를 둔다'고 했다.

제4대 국회(1958~1960년)에서는 경찰중립화법안기초특별위원회가 경찰법제정안을 발의했다. 경찰행정에 대한 내각, 즉 정치로부터의 영향을 가급적 제한하자는 취지였다.

1988년에는 대통령 소속 행정개혁위원회가 경찰이 내무부 장관의 직접적인 지휘하에 있어 선거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소지가 있다며 '경찰 중립성 보장'을 건의하기도 했다.

1991년 경찰청이 외청으로 독립됐지만 당시에도 내무부는 치안국 신설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행안부 자문위가 경찰 조직 신설을 권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에는 타협점으로 경무관급 치안정책보좌관(현 치안정책관)이 만들어졌다.

또 이날 행안부 자문위가 경찰청 지휘 규칙 제정을 권고했듯이 1991년에도 경찰지휘규칙 제정 논란이 있었다. 내무부가 규칙을 마련했다가 신민당 대변인이 "경찰청 독립을 유명무실하게 만든다"고 비판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발이 일자 무산됐다.

 

시민단체 경찰개혁네트워크 관계자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행안부의 경찰 직접통제를 비판하고 있다. 뉴스1

◇ 헌법 가치인 경찰 중립성…"법률적 판단 필요"

이처럼 경찰 중립성은 헌법 가치인 만큼 전문가들은 행안부 자문위 권고안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우려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4·19 혁명의 성과로 경찰 중립화가 헌법의 가치가 됐는데, 1961년에 이 조항이 삭제됐다. 하지만 현재 헌법 전문에도 4·19 민주 이념을 지향한다고 나와 있다"며 "그러다 1991년에 내무부 장관 업무에서 '치안'이 제외됐는데 다시 행안부 경찰국이 생기면 헌법 이념에 반한다"고 말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현재 안은 바람직 하지 않다"며 "수사 등 모든 경찰 기능을 행안부 장관에 예속시켜 독립성을 찾아볼 수 없게 되고, 행안부 장관의 권력 비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경찰청 지휘 규칙 제정 권고에 대해서도 법치행정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교수는 "행안부 장관 사무에 치안이 없는데, 규칙으로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법으로 안 되니까 규칙으로 하겠다는 건데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윤호 교수도 "다수 야당의 문턱을 넘을 수 없어서 우회로를 생각하는 건데 경찰직장협의회 등에서 가처분 신청을, 야당이나 시민단체에서는 위헌 소송을 낼 거다. 결국 마지막에는 법률적 판단으로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날 권고안의 또 다른 핵심인 경찰청장 등 인사 제청자문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이다.

이웅혁 교수는 "경찰청장은 국가경찰위 동의를 거쳐 행안부 장관이 임용 제청하고, 총경 이상 인사도 경찰청장이 추천해 행안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경찰공무원법에 명시됐는데 추천위를 만들 근거가 없다"고 했다.

◇ 일각서는 "커진 경찰권 통제해야"…경찰은 집단 반발

법학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일각에서는 검수완박으로 커진 경찰 권한을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편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 수사지휘권이 없어지면서 경찰에 대한 통제가 이전보다 약해졌는데 그런 것을 보충하기 위해 행안부에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건 올바른 방향"이라며 "행안부가 직접 치안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경찰을 산하에 두는 만큼 관리 통제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에 개입하면 안 되겠지만 행정과 예산 통제는 가능하고 필요하다. 법무부도 검찰국을 두고 있는데 검찰을 통제하되 수사는 직접 개입하지 못하는 것처럼 그런 구조로 가야 한다. 경찰청장 제청자문위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의 업무에서 수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일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통제가 필요하다"며 "다만 수사는 독립성과 중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 간부급 경찰은 "헌법은 4·19 이념을 계승한다고 돼 있다. 이번 정부가 헌법 수호의 책무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며 "또 법무부와의 관계를 자꾸 비교하는데, 진짜 법무부처럼 하려면 행안부 경찰 조직 국장을 치안감이 해야 한다. 아니면 법무부에 검사 파견을 금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선 경찰에서는 자문위가 권고한 지원 조직이 결국 과거 내무부 치안본부 시절로 경찰을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반발이 커지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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