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21일 ‘불법 행위는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사법처리 하겠다’며 엄정 대응을 강조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메시지에 “지구 끝까지 찾을 노력은 수고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는 종로구 대학로 쪽에 사무실이 있고, 주소와 신원이 확실하다”며 이같이 응수했다. 이어 “지구 끝까지 가실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김 청장이 전날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집회·시위를 겨냥해 “불법 행위는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 사법처리 하겠다”고 경고한 데 따른 반응으로 보인다.
김 청장은 지난 20일 간담회에서 “오늘 아침 전장연 시위와 같이 사다리까지 동원해 시민의 발을 묶으려 했던 행위에 대해 즉각 조치한 것도 그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장연의 지하철 승·하차와 도로점거 시위 관련 11명을 수사하기 시작해 그중 1명을 조사했으며, 나머지는 출석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오전 있었던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로 서울 지하철 4호선 회현역 기준 상행선이 48분, 하행선은 43분 지연됐다. 경찰이 전장연 관계자들이 목에 걸고 있던 사다리를 빼내는 과정에서 고성도 오갔다. 이후 전장연 측이 시위를 자체적으로 멈추면서 물리적 충돌 없이 지하철 운행은 재개됐다. 전장연은 기획재정부를 규탄하며 지난 13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이에 박 대표는 라디오에서 정부가 내세우는 ‘법과 원칙’이 정작 장애인 권리 보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박 대표는 “법과 원칙이라는 것들이 당연히 중요한데, 헌법의 권리조차도 보장받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누가 법과 원칙에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할 건가도 자문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법에 명시된 권리조차도 이렇게 무시되는 대한민국 사회는 지금 여야 관계없이 정치인들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며 “이런 정치인들이 나 몰라라 내팽개치고 있고, 공권력만 갖고 법과 원칙을 얘기한다는 자체가 공포정치를 하려는 것인가. 장애인들 권리가 법과 원칙에 따라 지켜지지 않는 문제도 살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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