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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만나자" vs 멜랑숑 "싫어"… 佛 협치, 처음부터 ‘삐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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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1 12:00:00 수정 : 2022-06-21 1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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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제궁, 야당 대표들과의 연쇄 회동 추진
‘극우’ 르펜 응했지만 ‘극좌’ 멜랑숑은 거절
평론가들, 佛 ‘통치 불능’ 상태 가능성 우려
BBC "취임 1개월 된 보른 총리 미래 암담"
프랑스 총선이 실시된 지난 19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며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하원의원 총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여소야대’ 정국이 도래한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시도가 초반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제1야당에 해당하는 좌파연합 ‘뉘프’(NUPES)를 이끄는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마크롱 대통령의 여야 영수회담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이번 총선 결과를 “마크롱의 실패”로 규정한 멜랑숑 대표는 앞으로 사사건건 마크롱 정권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할 협치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21∼22일 야당 대표들과 연쇄 회동을 갖는 방안을 제안했다. 선거에서 역대 최다인 85석을 얻어 일약 원내 제3당이 된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는 제의를 받아들여 엘리제궁을 방문하기로 했다. 64석으로 제4당이 된 공화당(UDI)의 크리스티앙 자코브 대표도 마크롱 대통령과 만나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131석으로 원내 제2당이자 명실상부한 제1야당이 된 좌파연합 뉘프의 멜랑숑 대표는 “마크롱과 만나러 엘리제궁에 갈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대신 좌파 연합의 일원인 사회당 올리비에 포르 대표, 공산당 파비앵 루셀 대표 등은 여야 회동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멜랑숑 대표의 이같은 ‘어깃장’은 그간 마크롱 정권이 추진해 온 정책에 모두 반대하며 일부는 앞으로 뒤엎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대선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늘리겠다”고 공약한 반면 멜랑숑 대표는 “정년을 60세로 하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도 멜랑숑 대표는 친(親)기업적 정책, 유럽연합(EU)의 단결 및 기능 강화 등을 추구하는 마크롱 대통령과 사안마다 정반대편에 서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바라보는 시선 등에서도 마크롱 대통령과는 견해가 많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총선 결과 제1야당으로 부상한 좌파연합 ‘뉘프’를 이끄는 장뤼크 멜랑숑 대표가 자축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여권 연합 ‘앙상블’은 245석으로 원내 과반에 해당하는 289석에 크게 모자란다. 프랑스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제 권력구조를 갖고 있으나 의회, 특히 하원의 권한이 강력해 여당이 소수당인 여소야대 정국에선 대통령이 무력화할 수 있다. BBC는 “벌써부터 일부 평론가들이 프랑스가 ‘통치 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며 “마크롱 정부는 선거에서 원내 과반을 잃은 뒤 정치적 마비를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장 취임 1개월을 갓 넘긴 ‘2인자’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의 정치적 미래부터 암담해졌다고 BBC는 분석했다. 프랑스에서 사회당 정권 시절인 1991년 에디트 크레송 총리 이후 31년 만에 탄생한 여성 총리인 보른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여성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 내놓은 회심의 카드였다. 하지만 그를 정부·여당의 ‘얼굴’로 내세워 치른 선거에서 참패를 면치 못함에 따라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프랑스 총선에서 집권당의 참패가 확실해진 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더욱이 프랑스는 의원내각제 국가와 비슷하게 헌법에 하원의 총리 불신임권이 규정돼 있다. 즉 하원의원 절반 이상이 투표에서 “현 총리를 신임하지 않는다”고 하면 총리는 물러나야 한다. 이번에 여소야대가 된 하원에서 프랑스 야당들이 단결해 총리 불신임안을 통과시키면 보른 총리는 취임 1개월여 만에 낙마하고 마크롱 대통령은 내각 인선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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