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농구대표팀을 이끄는 추일승 감독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추일승 감독이 추구하는 ‘빅포워드’ 농구에 핵심퍼즐인 여준석(20·고려대·202㎝)이 해외진출을 희망하고 있어서다. 여준석은 대표팀 하차는 물론 대학 중퇴까지 생각할 정도로 큰 무대로 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 감독은 20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본인(여준석이) 의사를 표현한 거 같은데 오늘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논의해야 할 일”이라며 “협회차원에서 의견을 나눠보고 여준석과도 대화해본 뒤 (대표팀 선수 12명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여준석은 추 감독이 생각하는 빅포워드 전술의 핵심이다. 추 감독은 여준석은 물론 최준용(28·200㎝)과 강상재(28·200㎝), 송교창(26·200㎝), 양홍석(25·195㎝)처럼 장신이면서 빠른 선수를 선호한다. 추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17일과 18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필리핀과 가진 두 차례 친선경기에서 발 빠른 포워드를 중용했다. 1차전에서는 최준용이 31분 활약했고, 2차전에서는 여준석이 34분으로 가장 오랜 시간 코트에서 시간을 보냈다. 여준석은 두 경기에서 모두 17득점 6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또 최준용과 앨리웁 덩크를 선보이는 등 팀 분위기 반전을 위한 화려한 플레이도 선보였다.

추 감독이 추구하는 빅포워드 전술로 대표팀은 필리핀과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필리핀이 정예전력으로 나선 경기는 아니었지만 지난해 아시안컵 예선에서 당한 패배는 충분히 설욕했다는 평가다. 추 감독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자신감이 좀 붙은 게 사실”이라며 “내용면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자주 이겨서 이기는 게 버릇처럼 돼야 선수들에게 승리 DNA가 생겨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 감독은 “농구에서도 국제경쟁력을 갖추려면 사이드가 좋아야 한다”며 “우리나라 농구선수들이 그 포지션에 강점이 있어서 끝까지 밀어붙여 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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