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물가 3축’ 급한 불 끄기 먼저… 외환관리 등 장기 대책 빠져

입력 : 2022-06-19 20:00:00 수정 : 2022-06-19 20:42:1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尹정부 가용 대책 총동원

국내선 항공유 할당관세 한시적 폐지
유가보조금 지원 단가도 ℓ당 50원 인하
농축수산물 비축물량 방출 가격 안정
철도·우편·상하수도 등 공공요금 동결
민간 고통분담 요구 전 솔선수범 차원

고물가 지속 관측 속 취약층 배려 부족
전문가 “환율시장 안정화 노력도 필요”
모두발언 마친 추경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개최된 비상경제장관회의에는 정부가 당장 가용할 수 있는 물가대책이 총망라돼 제시됐다. 기존의 경제장관회의를 비상경제장관회의로 개편한 정부는 휴일에 첫 회의를 열 정도로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을 최대(37%)로 확대하고, 감자 등 비축물량을 방출키로 하는 등 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을 안정화하는 데 주력키로 했다. 아울러 도로통행료 등 공공부문 요금을 동결하거나 전기요금 등의 인상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민간에 임금 인상 억제 등 고통 분담을 요구하기 전에 공공부문이 먼저 ‘솔선수범’해 물가 안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악재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런 단기 대책 외에 환율 안정 및 서민 지원 방안 등 장기적으로 물가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정책도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류세 최대로 낮추고, 농축수산물은 물량 확대에 방점’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물가를 잡기 위한 정부의 이번 대책은 유가와 농축수산물, 공공요금 부문에 집중됐다.

 

유류세를 법정 최대한도인 37%까지 7월부터 연말까지 인하하고,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을 한시적(7∼9월)으로 확대하는 방안은 정부가 제시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카드로 지목돼 왔다. 법 개정 없이 시행령과 고시 개정을 통해 즉각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류세 추가 인하로 정부는 ℓ당 10㎞로 하루 40㎞를 휘발유 차량으로 주행하는 사람의 경우 유류세 인하 전보다 월 3만6000원 정도, 인하 폭을 낮추기 전보다 월 7000원 정도 유류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유가연동보조금 지원 기준단가는 ℓ당 1750원에서 1700원으로 인하된다. 만약 경유가격이 ℓ당 2050원이라면 기준단가가 1750원인 현재의 경우 정부 보조금은 차액의 절반인 ℓ당 150원이다. 그런데 이번에 기준가격이 50원 더 인하됨에 따라 이 경우 보조금은 175원으로 확대된다.

대중교통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확대는 시내·시외버스 등의 이용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총급여의 25%를 초과한 카드 사용금액에 대해 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인데, 정부는 특히 대중교통 사용분에 대한 공제율을 기존 40%에서 80%로 높였다. 가령 총급여의 25%를 초과한 신용카드 사용금액 중 대중교통에 지출한 금액이 상·하반기에 각각 80만원이라면 대중교통 소득공제액은 기존 64만원에서 96만원까지 높아진다. 이 방안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사안으로 7월부터 연말까지 적용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유가 인상에 따른 항공료 인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국내선 항공유에 8월부터 올해 말까지 0%의 할당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농축수산물 급등세를 낮추기 위한 대책은 물량을 늘리는 것에 방점이 찍혔다. 이달 말에 양파 1282을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한편 수입 감자 368을 가락시장에 방출하고, 부족한 농산물의 경우 긴급 수입하는 식이다. 정부는 아울러 지난달 말 발표한 민생안정대책에 포함된 돼지고기 할당관세 물량(5만t)을 신속히 수입하고 필요할 경우 물량을 5만t 더 늘릴 방침이다. 아울러 명태 가격 안정을 위해 원료 구매 자금 융자(200억원)가 이뤄지고 생협 등 31개 판매처와 연계해 수산물 가격 할인행사가 최대 40% 범위 내에서 실시된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가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수용할지를 두고 내부 논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전기계량기가 보이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공공부문 요금 동결로 ‘솔선수범’… “외환시장 안정 방안 필요”

 

전기·가스 요금 인상폭은 최소화하되 철도·우편·상하수도 요금 동결 기조는 계속된다. 우선 전기요금을 비롯해 에너지 관련 요금과 관련해 정부는 “(공기업의) 뼈를 깎는 자구 노력 등을 통해 인상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전기요금과 관련해 한국전력의 경영 효율화, 출자지분 매각 등을 가격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 전기요금 인상안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한전은 지난 16일 산자부와 기재부에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신청내역을 제출하면서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을 최대 폭(3원)으로 요구한 바 있다.

 

정부는 아울러 도로통행료, 철도요금, 우편요금, 광역상수도 요금, 자동차검사 수수료 등은 동결하고, 상하수도 요금과 쓰레기봉투료 등을 포함한 지방 공공요금도 동결 기조 하에 관리키로 했다. 이 같은 공공요금 인상 규제는 민간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기 전에 공공이 먼저 행동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가 안정을 위해선 임금 억제 등 민간의 참여가 필수적인 만큼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향후 수개월 동안 5%대 물가 상승률이 예정된 만큼 취약계층을 위한 보다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번 대책에 취약계층을 위한 방안은 기존에 발표됐던 긴급생활지원금(227만가구, 최대 100만원), 에너지 바우처 외에 별도로 제시되진 않았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등 주요국의 급속한 긴축 전환으로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만큼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비상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면 보여주기식 대책과 정책 의지 표명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러지 않기를 기대한다”면서 “유류세 인하 등은 단기적인 조치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과 통화 및 재정 정책의 공조의지 표명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이강진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에스파, 패리스 힐튼 만났네…
  • 에스파, 패리스 힐튼 만났네…
  • 선미 '시선 사로잡는 헤어 컬러'
  • 김향기 '따뜻한 눈빛'
  • 김태리 '순백의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