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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가짜뉴스' 심리전에 현혹된 돈바스 주민

입력 : 2022-06-18 13:58:58 수정 : 2022-06-18 13: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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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서 포격 주체로 우크라군 지목·자원봉사 거부도
"인터넷 끊긴 주민들, 친러 성향 FM 라디오 등에 지속 노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14일(현지시간) 루한스크주 프리빌리야 마을이 러시아군의 무차별 포격으로 초토화된 모습. 프리빌리야=AFP연합뉴스

"우리를 공격하는 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군입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속한 루한스크주(州)의 리시찬스크에 사는 주민 막심 카테리닌은 하루 전 '우크라이나 공격'에 부모를 잃었다며 분노를 토해냈다.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이곳에서 당시 발사체는 러시아군이 상당 부분을 점령한 리시찬스크의 강 건너 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날아왔지만, 그는 자국군의 소행이라고 굳게 믿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전한 리시찬스크발 기사를 통해 러시아의 맹공격에 초토화된 해당 지역에 카테리닌의 사례처럼 러시아 선전전이 주민 사이에 스며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자국민을 향해 포격을 가한다는 '가짜 뉴스'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친러 성향의 라디오와 TV,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반복적으로 노출된 내용이다. 러시아 당국이 자국군이 저지른 민간인 사상 관련 책임 회피 목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고 NYT는 지적했다.

앞서 2014년 친러시아 성향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이웃한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과 함께 우크라이나에서 분리·독립을 선포한 이후에도 선전전이 활용됐지만, 최근 들어 그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리시찬스크 지역 주민들의 경우 인터넷 접근이 제한되면서 FM 주파수를 맞추면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 내용이 사실상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전부다.

가령 친러 성향 라디오인 '빅토리' 채널의 경우 리시찬스크 등지에서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들이 FM 라디오를 통해 청취할 수 있다.

해당 방송은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은 도망쳤고, 부하들을 버렸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당신들을 배신했다"고 하는가 하면, "계속 저항하는 것은 결국 죽음으로 가는 지름길이며, 생존하는 방법은 달아나거나 항복뿐"이라는 식의 메시지를 송출한다.

우크라이나 병력을 겨냥한 내용이긴 하지만, 이미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이 지역의 한 고령의 주민은 자원봉사자들을 향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우리를 포기했다"고 소리를 질렀다. 아예 자원봉사자 출입을 금지한 사례도 있었다.

이 지역 주민 상당수는 러시아 내에 가족들이 있는 경우가 많고, 지리적으로 러시아 국경과 가까워 대부분이 러시아어를 구사하기에 이같은 허위 방송에 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리시찬스크 지역에는 현재 주민 3만∼4만명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들 일부는 도시를 떠나는 것을 거부한 채 '러시아군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도 있다고 한 경찰 관계자는 주장했다.

남은 주민 상당수는 경제적 이유로 혹은 가족 중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 있어 탈출을 포기하거나, 단순히 터전을 잃을까 두려워 남아있다고 한다.

장기화하는 격전에 지쳐 그저 전쟁이 끝나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주민들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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