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불명확…유전적 소인·면역체계 이상 등 복합적 작용
치료법, 약물치료·광선치료·피부 이식 등…“조기치료 해야”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의 파괴로 인해 여러 가지 크기와 형태의 백색 반점이 피부에 나타나는 탈색소 질환인 ‘백반증’(Vitiligo). 이 병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앓았던 병이기도 하다.
매년 6월 25일은 ‘세계 백반증의 날’(World Vitiligo Day)이다. 이 날은 세계 백반증 재단이 백반증을 좀 더 잘 이해하고, 백반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자는 목적으로 2011년 제정했다. 특히 이 날은 마이클 잭슨이 2009년 사망한 날이기도 하다.
백반증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 병인지, 예방과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피부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국내에서 백반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10년 4만9561명에서 2019년 6만5460명으로 9년간 32.1% 증가했다.
백반증은 신체 부위를 가리지 않고 온몸 어디에서 생긴다. 심지어 구강이나 성기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백색 반점이 피부에 발생하고, 머리카락과 눈썹 등이 하얗게 변하는 게 특징이다.

백반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유전적 소인, 면역체계의 이상 등으로 자기 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 항산화 능력의 감소, 외부 자극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인구 대비 유병률은 0.5∼1%이며, 가족력은 30% 수준이다. 전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10∼30세 사이에 가장 흔하고, 환자의 절반은 20세 이전에 발생한다.
이 질환은 특정 피부 부위에만 나타날 수도 있지만, 피부 곳곳에 대칭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반복적인 마찰이나 긁는 행위, 압력 등과 같은 물리적인 외부 자극에도 영향을 받는다. 목걸이나 벨트 착용 부위, 손, 팔꿈치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다.
피부과에서는 보통 피부 병변의 모양과 분포 등을 관찰해 백반증 여부를 진단한다. 조금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특정 파장에 반응하는 우드등에 비춰 색 변화를 확인하거나, 피부 조직검사를 하기도 한다.
치료법은 약물치료, 광선치료, 피부 이식 등이 있다. 신체의 5% 미만을 침범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연고 등을 쓰지만, 5% 이상을 침범한 백반증에는 광선요법이 주로 시행된다. 1~2년 동안 크게 변화가 없는 안정적인 백반증에는 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다.
일단 백반증이 생겼다면 외출 시 자외선차단제를 꼭 바르고,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등 자외선 노출을 피해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피부를 긁고, 때를 밀거나 각질을 제거하는 습관도 피해야 한다. 목걸이와 벨트를 느슨하게 하거나 신발을 너무 조이지 않게 하는 등 물리적인 자극 역시 줄이는 게 좋다.

김혜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백반증은 육안으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환자 5명 중 1명만 치료받을 정도로 인식 수준이 낮다”면서 “백반증을 방치하면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생겼을 때 바로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백반증은 정신적 스트레스도 잘 관리해야 악화를 막을 수 있다”면서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하고, 비타민제와 같은 항산화제를 꾸준히 복용하거나 항산화 음식으로 잘 알려진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생활 습관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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