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넓은 공간·상품성 등 앞세워 인기몰이

국산 픽업트럭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의 인기가 406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UV에 밀려 픽업트럭이란 말이 생소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확산한 캠핑 수요와 레포츠를 즐기는 젊은 세대 그리고 전원 생활하는 은퇴세대까지 폭넓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4일 시승회에서 처음 마주한 렉스턴 스포츠 칸은 가격과 활용성 면에서 큰 매력을 드러냈다.
렉스턴 스포츠 칸의 첫인상은 강력한 힘이 느껴지는 인상과 다소 투박하지만 그렇다고 무식해보이지 않은 세련미를 보였다.
생소한 ‘픽업트럭’이란 명칭에 ‘화물차’라는 인식이 있겠지만 ‘짐차를 운전한다’는 생각은 없을 거로 보인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첫 인상만큼 부족함 없는 시원시원한 운전 느낌을 선사했다.
이날 시승은 도심에서부터 픽업트럭의 진면모를 느낄 수 있는 오프로드 주행 코스로 이뤄졌다.
먼저 도심에서의 주행은 SUV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잘 포장된 도로의 경우 넉넉한 차체에서 오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전 모델과 비교해 정숙성이 개선되면서 주행 전반의 만족감을 높였다.
특히 발진 가속 성능이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른 엔진의 반응이 빨라져 둔한 픽업트럭이라는 느낌은 덜했다.
이 부분은 동승한 타 매체 기자도 공감하는 부분으로 시내 주행질감은 SUV 못지않다는 의견이었다.
다만 크고 강인한 만큼 연비는 중소형 SUV보다 낮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5405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각각 1950mm와 1885mm(다이내믹 패키지 1,895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다.
휠베이스 역시 3210mm로 넉넉해 실내 공간을 갖췄다. 공차중량은 2175kg로 적은 편은 아니지만 복합 기준 10.2km/L의 효율성을 보인다.
렉스턴 스포츠 칸과 같은 대형차를 도심에서만 운영하는 것은 아니기에 야외로 나가면 이런 부족한 점을 만회할 다목적 활용도가 빛을 낸다.
이날 시승코스는 발표회장인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출발해 양평 유명산 내 마련된 오프로드 체험 공간으로 구성됐다.
유명산 오프로드 코스는 초입부터 울퉁불퉁한 비포장 길이 시작됐다.
처음 덩치 큰 렉스턴 스포츠 칸이 지나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이윽고 픽업트럭의 장점이 드러났다.
비포장길 널린 돌과 움푹 파인 곳 등은 승용차로 이동하기 힘들지만 렉스턴 스포츠 칸에게는 문제되지 않았다.
도심 주행시 설정한 후륜 구동에서 사륜모드로 변경하자 보다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고 이런 안정적인 주행질감은 오프로드 체험 공간에서 빛을 냈다.
나무로 만든 턱과 양옆으로 깊게 파인 흙길, 가파른 경사와과 사면 등으로 구성된 공간은 일반 승용차는 물론 준·대형SUV도 통과하기 어렵게 구성됐는데 렉스턴 스포츠 칸에게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사륜 로우 모드’로 변경하자 과속 방치턱처럼 만든 나무 구조물은 큰 충격 없이 넘을 수 있었고 약 30cm정도로 깊게 파인 흙길도 거침없이 주행이 가능했다.
특히 사면에 이은 가파른 비포장 언덕도 손쉽게 돌파가 가능해 과연 픽업트럭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잘 포장 된 도심을 달리는 건 대부분의 차가 가능하고 승차감 또한 좋다. 반면 이같은 험로주파는 대부분의 승용차가 할 수 없는 렉스턴 스포츠 칸 등 픽업트럭만이 할 수 있는 주행 능력으로 오프로드 성능은 이미 검증된 만큼 우려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산길이나 험로는 다니지 않는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애초에 이 차를 눈 여겨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꽉 막힌 도심을 출퇴근하기 위해 덩치 큰 픽업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없거나 있어도 매우 적기 때문이다. 반면 이용 목적과 활용에 맞는다면 선택은 정해진 듯하다.
실제 구매자 다수는 이같은 목적과 활용 때문에 차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카이즈유 데이터랩 연구소에 따르면 렉스턴 스포츠가 인기는 50대 이상부터는 도심에서 벗어나 전원주택 생활을 시작하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큰 짐을 실을 수 있는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캠핑이나 낚시 등의 야외 취미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난 것도 선택의 이유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렉스턴 스포츠 칸은)차가 크고 중후한 느낌에 무게감도 있다”며 “안정적이며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선택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에서 판매된 개인 소유 자가용을 대상으로 연령별 선호차량을 조사한 결과 60대 이상 구매자는 쌍용 렉스턴스포츠(3334대)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같은 기간 렉스턴스포츠의 연령별 판매대수를 살펴보면 20대는 243대, 30대는 711대, 40대는 1723대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50대는 3495대, 60대 이상은 3334대를 구매하면서 총 9506대의 판매대수 중 약 70%가 넘는 6829대를 50대와 60대가 차지했는데 이들이 은퇴 후 전원생활하며 다목적 용도로 렉스턴 스포츠 칸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넓은 적재를 위해 포터 등의 화물차를 구매하기는 부담이고 일상에서까지 이용이 가능하니 선택된 거로 보인다.
반면 젊은 세대의 경우 캠핑, 낚시 등의 레포츠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또 ‘화물차’로 등록되는 특성상 저렴한 세금과 신형모델임에도 더 낮아진 가격, 기본트림의 경우 2500만원에서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이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더 성능 좋고 화려한 차는 많지만 가성비를 보면 렉스턴 스포츠 칸만한 모델이 없으며 수입 픽업 대비 첨단 안전·편의사양도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다양한 활용성에 더해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안전 및 편의기능이 모두 탑재됐지만 가격은 수입차의 절반 정도다.


이밖에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개성을 연출할 수 있는 옵션(커스터마이징 파츠)까지 지원해 ‘나만의 차’를 디자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로 보인다.
연령별 선호차량 조사에서 현대차그룹이 선호 차량을 사실상 독식한 가운데 쌍용 렉스턴 스포츠가 이름을 올렸다. 반면 수입차는 없었다. 잘 다듬어진 기본기와 더불어 가성비 측면이 부각되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쌍용자동차가 장점으로 무장한 ‘K픽업트럭’을 앞세워 시장을 이끌어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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