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정치역정 말한 것, 인생역정으로 받아들였다면 죄송”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X파일’ 관련 발언을 자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4일 박 전 원장은 YTN 방송 인터뷰에서 “(국정원) 존안 자료, X파일을 얘기했다가 지금 몰매를 맞고 죽을 지경”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같은 날 TBS라디오에서도 X파일에 관한 질문에 “(국정원에서) 좀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오늘부터 말 안 하겠다”고 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10일 CBS라디오에서 국정원이 박정희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에 대한 존안 자료, 이른바 X파일을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그는 “여야의 불행한 역사를 남겨놓으면 안 되니까 특별법을 제정해서 (X파일을) 폐기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걸 못 했다”고 했다.
국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박 전 원장의 X파일 언급에 “사실 여부를 떠나 원장 재직 시 알게 된 직무 사항을 공표하는 것은 전직 원장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앞으로 공개 활동 과정에서 국정원 관련 사항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박 전 원장은 페이스북 글을 올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제가 몸담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국정원과 국정원 직원들에게 부담이 된다면 앞으로는 공개 발언 시 더 유의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박 전 원장이 연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치 발언을 이어가고, X파일 관련 언급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지낸 하태경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정치 활동을 하며 가급적 고소·고발은 자제하려고 노력했지만, 이번 박 전 원장의 발언은 너무 심각했다”며 “박 전 원장이 저지른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대한 고소장을 조속히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박 전 원장이) 저와 나누지도 않은 대화를 날조해서 제가 그동안 쌓아왔던 국민과의 신뢰 관계에 치명적 흠집을 냈다”고도 했다.
박 전 원장이 “국회에서 ‘의원님들, 만약 이것(X파일)을 공개하면 의원님들 이혼당한다’고 했더니 하태경 정보위 간사가 ‘자기는 그렇게 안 살았는데 원장님 왜 그렇게 말씀하시나. 왜 내가 이혼당하나’라 했다. (그래서) ‘복잡하게 사신 분 아니냐, 한번 공개해볼까’ 하니까 ‘아 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언급한 내용을 문제 삼은 것이다.
박 전 원장은 15일 하 의원의 비판에 대해 “제가 실례를 든 것은 그러한 내용을 국회 정보위에서 얘기했고, 거듭 말씀드리지만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런 얘기를 했기 때문에 저는 그분의 정치 역정에 관해 얘기한 것”이라며 “그분은 인생역정으로 받아들였다고 하면은 그것 또한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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