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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두고 고조되는 美·中 갈등… ‘제 2우크라’ 우려

입력 : 2022-06-14 17:00:00 수정 : 2022-06-14 1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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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미국과 대만 군사회담 앞둬
中, 대만 분열 시도하면 “일전불사”
美, 우크라 언급하며 군사개입 시사
IPEF 빠진 대만과 별도 경제협의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만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만이 다음주 미국과 비공개 군사회담(몬터레이 회담)을 앞두는 등 밀착 행보를 계속하자 중국의 반발도 거세지는 모습이다. 중국은 6월 들어서만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군용기를 4번 진입시키고, 공개석상에서 대만을 지키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하며 대만에는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번 몬터레이 회담에서 미국과 대만은 무기 판매 의제 외에 실전훈련과 관련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최근 미국과 밀착 행보, 중국과는 갈등 격화

 

다음주로 예고된 미국과 대만 간 비공개 고위급 전략 안보대화인 이른바 몬터레이 회담에서는 양국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대만은 국가 안보 분야에서 매년 비공개 고위급 대화를 열고 있지만, 이번 회담은 예년과 달리 1주일 넘게 진행될 것이라고 지난 12일 자유시보는 전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최근 러시아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 사례를 언급하며 대만 역시 중국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지난 10일 덴마크 ‘민주주의동맹 재단’ 주최 ‘코펜하겐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화상으로 참여해 이같이 언급하며 “커지는 위협에도 우리는 우리나라를 지키고 우리의 민주적 삶의 방식을 지킬 결의가 있다”고 연설했다. 중국의 ‘무력 압박’에 맞선 대만의 결의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비유한 것이다.

 

차이 총통의 이번 발언은 중국 국방부장(국방장관)이 대만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 “일전을 불사할 수 있다”고 말한 날과 같은 날 나왔다.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미 국방장관과 회담한 자리에서 “누군가가 감히 대만을 분열(중국에서 분리)시키려 한다면 중국군은 반드시 일전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웨이 부장은 또 대만 당국을 향해 “민진당 당국은 양안이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현상을 바꾸려 한다”며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대만 독립을 추구하며 외국 반중 세력의 앞잡이 역할을 하다가는 결국 장기 말로 희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나는 이 자리에서 대만 독립 분자와 그 배후 세력에 엄숙히 경고한다”며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자 망상일 뿐이니 자중하고 단념하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대만 두고 ‘강 대 강’ 대치

 

미국과 중국은 최근 마주칠 때마다 대만을 두고 ‘강 대 강’ 대치를 계속하는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이 최근 수개월 동안 자국과 대만 사이에 있는 대만해협은 국제수역이 아니라는 주장을 미국에 반복적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통상 중국은 대만해협 내 미군 활동에 반발해왔지만, 그간 이 주제가 양국 군사당국자 회담에서 주기적으로 논의되진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국영토로 간주하는 입장이기에 대만해협에 외국 함정이 지나가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그 동맹국은 대만해협 상당 부분이 국제수역이라는 시각을 바탕으로 ‘항해의 자유’ 작전에 따라 함선을 주기적으로 통과시켜왔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대만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셈이다. 마틴 메이너스 미국 국방부대변인은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계속해서 비행하고 항해하고 작전을 펼칠 것”이라며 “여기에는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은 샹그릴라 대화에서도 대만 문제를 놓고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 만난 미국과 중국 국방장관은 이날 대만을 놓고 면전에서 공방을 벌였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대만 인근에서 중국의 도발적인 군사 행위가 늘어났다고 지적했고, 웨이 중국 국방부장은 미국 남북전쟁까지 거론하며 “미국은 통일을 위해 남북전쟁을 치렀다”면서 “중국은 이런 내전을 원치 않지만, 대만 독립의 어떠한 분열 책동이든 결연히 분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다음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빗대 중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는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인·태 지역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압제자가 우리 모두를 보호하는 규칙을 짓밟을 때 발생하는 것이자, 제국주의적 욕망이 평화로운 이웃들의 권리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대국들이 결정할 때 일어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우크라와 대만은 다르다”…필요시 군사적 개입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출범 이후 중국의 반발에도 대만과 관계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이 대만에 군사 무기를 지속적으로 수출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8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공보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단호하고 힘 있는 조치를 해 주권과 안전 이익을 확고히 지키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까지 대만에 4차례 군사 분야 수출을 진행했다.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대만해협에서 유사시 미군이 개입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오스틴 장관이 자사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대만해협 유사시 미군 파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우크라이나와 대만은) 두 개의 크게 다른 시나리오”라고 답했다고 2일 보도했다. 오스틴 장관의 대답이 명확하지 않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개입에 선을 그은 것과 비교하면 대만 유사시에는 미국이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스틴 장관은 또 인터뷰에서 대만에 무기 지원과 훈련을 확대할 뜻을 밝혔다. 그는 “역대 (미국) 정권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위협에 비례해 대만이 충분한 자위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방위물자와 방위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는 단교할 때 미국에서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만이 충분한 자위력을 유지하고 무력과 억압에 저항할 능력을 갖추도록 지원해왔다. 미 의회는 대만 무기 조달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간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 지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자국이 주도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 제외했던 대만과 별도 채널을 구축하는 등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세라 비앙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덩전중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 대표는 지난 1일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대만 이니셔티브’를 출범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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