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된 원인 식품 회피하고 재발방지 위해 아이 교육하는 게 치료 원칙
막연한 추측으로 무계획적 식품 제한시 치료 안되고 영양장애 가능성도

아이가 이유식을 먹기 시작하면서 새롭고 다양한 음식을 접했을 때 입 주위가 붉어지고 몸에 두드러기가 생기며 설사를 하기도 한다. 이는 ‘식품 알레르기’인데 일반적으로 해롭지 않은 특정 식품에 대해 우리 몸의 면역계가 과잉 반응해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식품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식품을 먹거나 피부에 닿거나 냄새를 맡으면 피부·점막·위장관·호흡기·신경계·심혈관계 등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피부가 가렵고 혀와 입술이 부으며, 구토·복통·설사·기침이나 심한 경우 호흡 곤란·기절·저혈압성 쇼크까지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1일 정재화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에게는 일상 식품 중 70~80%가 식품 알레르기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라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소아 알레르기 전문의의 진료가 꼭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특정 식품을 먹고 앞에서 설명한 증상을 반복한 경험이 있다면 원인으로 의심되는 음식물을 일시적으로 안 먹여 보는 방법(제거식이)과 음식물을 먹여 보는 방법(유발식이)으로 식품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알아낼 수도 있다.
다만 이 방법은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진료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식품 알레르기는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라는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알레르기 질환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식품 알레르기의 원인으로는 계란과 우유가 가장 흔하며, 그다음으로 밀·호두·땅콩·대두·새우·메밀·게·아몬드·잣·키위 등이 있다. 이들 음식물이 알레르기의 원인 중 약 90% 이상을 차지한다.
식품 알레르기 치료의 원칙은 확인된 원인 식품을 회피하고 급성 증상에는 약물치료를 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아이를 교육하는 것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 식품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막연히 어떤 음식물이 원인일 것이라고 추측해 무계획적인 식품 제한을 할 경우, 치료도 되지 않을 뿐더러 영양 장애도 일으킬 수 있다.
정 교수는 “최근에는 식품 알레르기 치료를 위해 원인 식품을 조금씩 섭취하며 몸 안의 알레르기 관련 세포들의 민감성을 낮추고 내성을 유도해 호전시키는 면역 치료 방법도 제시되고 있다”며 “식품 알레르기 치료는 소아 알레르기 전문가의 철저한 계획과 안전한 관찰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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