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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허브로 우뚝 선 서울… 미래인재 양성 ‘드라이브’

입력 : 2022-06-09 01:00:00 수정 : 2022-06-09 09: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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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한류 힘입어 뷰티 산업 재도약
패션·쇼핑 분야 세계 10위권 안착

뷰티아트디렉터 등 韓 인력 품귀
전국 4년제 관련 학과, 4곳 그쳐

市, 2022년부터 ‘뷰티아카데미’ 가동
뷰티크리에이터 발굴도 팔 걷어

#1. “미용이 기술인 시대는 지났죠. 이제는 감성을 함께 팔아야 합니다.”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30년 경력자 오민(59)씨의 직업은 ‘뷰티아트디렉터’다. 패션쇼 등에서 패션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화장과 미용 등 ‘뷰티’를 기획하는 디자이너라는 뜻이다. 과거 패션쇼 모델들은 따로 살롱(미용실)을 찾아 미용을 받았으나 요즘은 현장에서 패션과 뷰티를 함께 고민한다. 국내 1세대 뷰티아트디렉터인 오씨는 “이제는 패션쇼에서 뷰티아트디렉터가 패션디자이너의 제품을 보고 자체적인 뷰티 콘셉트를 만드는 단계까지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한류 열풍에 따라 세계에 K뷰티가 알려지면서 최근 중국 패션쇼 등에서 뷰티아트디렉터 수요가 높다고 한다. 하지만 생소한 직업이라 학생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보니 한국 인력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오씨는 “헤어디자이너들이 미용실에서 바닥 쓰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이제는 스타일링을 배우고 트렌드를 연구해야 할 시점”이라며 “디자이너가 (헤어) 커트 해서 돈을 버는 방식이 최근에는 변했다”고 말했다.

 

#2. 백민아(29)씨는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랍인에게 한국 화장품을 소개하는 ‘뷰티크리에이터’다. 2018년 아랍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한 백씨는 이듬해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 화장품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의 채널은 아랍의 종교문화에 맞게 알코올이 들어가지 않고 콜라겐을 쓰지 않은 국내 화장품들을 소개한다. 덕분에 구독자 15만명 중 아랍인 비중은 95%에 달한다.

 

백씨는 “요즘에는 한국에서 유명하고 마케팅이 잘되는 화장품을 아랍인들이 먼저 찾는 추세”라며 “아랍 시장을 노린 뷰티크리에이터가 많이 등장하고 있고, 한국으로 유학 온 아랍인들도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 시장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세계 뷰티산업 10위권 서울… 현장에선 인력 부족

 

8일 서울시에 따르면 패션, 쇼핑 등 뷰티 분야에서 서울은 세계 10위권이다. 여행 사이트 ‘컬처 트립’이 2017년 발표한 ‘세계 패션 도시’에서 11위를 기록했다. 드라마·음악 등을 중심으로 특정 지역·계층에서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끌던 과거에서 나아가 최근에는 다양한 장르의 대중문화가 세계에 알려지며 ‘신한류(新韓流)’를 타고 한국의 뷰티산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뷰티산업 현장에서는 미래를 이끌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계 트렌드를 발 빠르게 따라가기 위한 뷰티산업 기획자부터 온라인 마케터, 화장품 유통 전문가 등 뷰티에 특화된 인력이 배출될 수 있는 통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국 4년제 대학 중 뷰티 관련 학과가 있는 곳은 건국대, 성신여대 등 4곳에 불과하다. 학부로 배출되는 인력은 연 143명이고 석·박사 인력은 2017년 기준 360여명 수준에 그쳐 관련 산업은 인력난을 겪고 있다. 뷰티산업은 기술과학, 미학, 인문사회, 소비자심리, 약학 등 다양한 역량이 요구되는 만큼 전문인력 양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 직접 뷰티 인력 양성 나선 서울시

 

서울시는 최근 뷰티산업 인력 양성에 직접 나서고 있다. 서울의 유망 뷰티기업을 지원해 산업을 성장시키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는 의도다. 시는 올해부터 ‘뷰티 비즈니스 아카데미’를 설립해 운영을 시작한다. 상·하반기 각 100명씩을 모아 화장품 산업 전문 교육을 실시한다. 이곳에는 뷰티산업의 브랜드 전략을 세우는 브랜드매니저(BM)를 비롯해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 뷰티 홍보전문가, 뷰티 창업가 등을 양성하는 교육과정이 마련된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기술교육원에는 뷰티 전문인력 과정이 새로 개설됐다. 중부기술교육원에 ‘뷰티마케팅 e-커머스학과’가 신설됐고, 남부기술교육원에는 뷰티 거점시설과 연계한 ‘외국인 대상 뷰티 - 서울 과정’이 만들어진다. 

 

서울의 뷰티문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서울형 뷰티크리에이터’도 주목받고 있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자체 운영하는 1인 미디어 그룹 ‘크리에이티브포스’ 등을 통해 연 50팀의 뷰티크리에이터 발굴에 나서고 있다. 방송 관련 시설·장비부터 뷰티제품, 콘텐츠, 컨설팅 등 크리에이터들에 다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유튜브 100만 구독자 달성을 목표로 크리에이터 내부공모전을 열어 상위 5개 팀에는 1000만원씩도 지원한다. 시는 인기를 끌고 있는 크리에이터와 연계해 뷰티 서바이벌 프로그램, 시 육성 브랜드를 사용한 메이크업 대결, 뷰티크리에이터 성장 스토리 등 서울 뷰티 트렌드를 소개하는 협업 콘텐츠 제작에도 나선다.

 

◆기업에는 판로 지원… 전문가 “마케팅 인력 확충 우선”

 

뷰티 분야 창업가들을 위해서는 시 플랫폼을 연계한 판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의 중소기업·스타트업 브랜드를 소개하는 ‘서울메이드’에는 올해 뷰티 분야가 신설돼 유망 기업들의 제품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온라인 라이브커머스인 ‘ON(온)서울마켓 뷰티특별기획전’을 통해서도 서울형 뷰티 혁신상품들이 소개되고 판매까지 이어진다. 시는 매년 뷰티 기업 25개사를 선정해 제품 홍보에 효과적인 후기성 콘텐츠와 온라인 카탈로그 제작을 지원하는 등 ‘스토리텔링 마케팅’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는 뷰티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케팅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주덕 성신여대 교수(뷰티산업학)는 “국내 뷰티산업은 해외 수출 위주로 돌아가는데 품질 부문에서는 뛰어난 평가를 받는 반면 상품 마케팅 쪽은 다소 부족한 상황”이라며 “뷰티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만큼 거기에 맞는 마케팅을 할 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화장품은 종합예술로 소비자 욕구가 일반적이지 않아 특성화가 필요한 분야”라며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뷰티산업 인력 양성을 위한 특성화 대학을 고민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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