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정치 논란 속 ‘전대 룰’ 두고 친명VS반명 충돌

한 방송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지층을 일컫는 ‘양아들’(양심의 아들)을 ‘양아치들’로 잘못 발음한 것을 두고 이 의원 지지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6일 오후 방송된 JTBC ‘정치부회의’에서 이상복 기자는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하겠다. 친명 대 반명, 전당대회 앞두고 깊어지는 민주당 내홍. ‘개딸’ ‘양아치들’”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곧바로 “양아들”이라고 바로잡은 뒤 “투표권 쟁점으로 제목을 잡겠습니다”고 했다.
방송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양아치들’ 발언만 편집된 영상이 확산했다. 대부분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갑자기 양아치들 나와서 빵 터졌다” “듣다가 깜짝 놀랐다” 등 ‘방송사고’ 해프닝으로 받아들였지만, 이 의원 지지자들은 발끈했다. 이 의원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에서는 “명예훼손감” “미친 거 아니냐” “내가 양아치란 말이냐” 등 거세게 항의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 의원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과 양아들로 대표되는 팬덤 정치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 의원은 지난달 14일 “소위 ‘개딸’, ‘양아들’ 현상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긴 한데 저는 세계사적인 의미가 있는 새로운 정치 행태라고 생각한다”라고 의미 부여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대선 후 민주당과 이 후보를 지키기 위한 청년들의 입당 러시가 감동적이다. 소위 ‘개딸’, ‘양아들’이라 불리는 신규당원들”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반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달 16일 CBS라디오에서 ‘세계사적 의미가 있는 새로운 정치 행태’라고 이 의원이 자평한 데 대해 “과대망상도 아니고 거기서 무슨 세계사적 의미까지 보는지, 이게 그 유명한 팬덤 정치 아니냐”며 “팬덤 정치로 망했는데 거기에서 세계사적 의미까지 부여해가며 팬덤 정치를 계속한다는 것엔 제가 보기에 대단히 해괴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 팬덤 정치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은 지난 3월 대선 이후 이 의원 지지층이 대다수인 신규당원에 대한 투표권을 인정할 것인지를 두고 친명(친이재명)과 반명(반이재명) 간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신규당원 대다수는 이 의원 지지층인 개딸과 양아들이다.
현행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권리 행사 6개월 전 입당한 권리당원 중 6회 이상 당비를 납부한 당원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한다. 이에 친명 진영에서는 ‘신규당원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명 진영은 기존 룰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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