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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사라지자 새벽 택시잡기 ‘하늘의 별따기’

입력 : 2022-05-15 15:12:56 수정 : 2022-05-15 15: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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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연장운행·심야버스에도 택시 전쟁 여전…새벽에 '아빠 찬스'
일반 택시 예약 '그림의 떡'…요금 2배 넘는 '벤티' 택시 호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택시 잡기가 힘들어졌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서울역 앞 택시 승강장 모두 대기열이 스무 명씩이나 되는 걸 보고 당황했죠. 심야버스마저 없었다면 어떻게 집에 갔을지 아찔합니다."

14일 0시를 막 넘긴 시각 서울역 앞. 지방 출장에서 밤늦게 열차 편으로 돌아온 직장인 A씨는 택시를 타려고 역 앞 택시 승강장에 갔다가 난감한 상황을 맞닥뜨렸다. 스무 명가량이 이미 대기 줄을 서 있던 것이다. 인근 또 다른 택시 승강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번엔 택시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어보았지만, 일반 택시는 물론 모범택시까지 '이용 가능한 택시가 주변에 없습니다'는 메시지만 연신 떴다.

A씨는 부랴부랴 집 근처까지 닿는 버스를 찾아 뛰었다. 평소보다 귀가 시간이 2배 넘게 걸렸지만 그나마 버스라도 남아 있어 다행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네번째 '불금'인 지난 13일 밤 서울 곳곳에서는 집에 가려는 택시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택시 난민'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오후 11시께 택시를 잡던 김정임(32)씨는 운 좋게 두 차례 빈 택시를 잡았지만 타진 못했다. '경기도로 가자'는 말에 서울 택시 기사들이 손사래를 쳤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지만 매번 참 난처하다"고 토로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정모(29)씨는 "일반 택시로는 안 잡히니 이제는 요금을 더 주고 타는 '블루 택시'가 잡힐 때까지 기다리다가 '빈 차'가 나면 그걸 노린다"라며 "이런 일이 하도 많다 보니 노하우가 생겼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평일 저녁에도 택시 잡기 경쟁이 치열한 강남역 인근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14일 새벽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김모(29)씨는 "원래는 자정쯤 집에 가려다가 택시가 안 잡힐 것 같아 1시까지 술을 마시며 기다렸다"며 "그런데 1시에도 택시가 잡히지 않아 결국 2시 반까지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토로했다.

선릉역 인근에서 만난 정모(27)씨도 "자정께 집에 가려고 택시를 잡으려고 했는데 30분 가까이 안 잡혀 결국 아빠에게 데리러 와달라고 부탁했다"며 "예약 표시가 들어온 택시는 도로에 많던데 왜 내 택시는 없을까 싶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28)씨는 택시 잡기에 실패해 새벽길을 2시간이나 걸었다. 그는 "지하철이 집 근처까지 운행하지 않아 중간에 내렸는데 택시가 도무지 안 잡혔다"며 "비틀거리며 2시간이나 걸어 새벽 3시가 다 돼서야 집에 도착했다"고 한숨지었다.

택시가 귀하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고급' 택시를 불러야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조모(29)씨는 "평소 2만 5천원이면 갈 거리를 하도 택시가 잡히지 않아 카카오T '벤티' 택시를 불러 5만 5천원을 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서울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가 불러온 심야 택시 대란에 대응하기 위해 지하철 심야 연장 운행을 2년 만에 재개했다. 시내버스 주요 노선의 막차 시간도 늦추고, 택시 심야 요금 할증 시기를 현행 자정에서 밤 10시로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폭증하는 수요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시절 '배달업종'으로 전환한 택시 기사들이 아직 본업으로 복귀하지 않은 영향도 적지 않다고 한다.

종로구에서 만난 택시 기사 신모(66)씨는 "코로나 불황 때 택시 기사들이 배달 기사로 많이 빠졌는데 아직 다 돌아오지 않는 것"이라며 "택시 대란이라고 하지만 주간에는 한가하다가 야간에만 딱 두시간 바쁘다"고 말했다.

신씨는 "개인택시 부제를 확 풀어버리면 해결될 텐데 그러면 회사 택시가 피해를 보니 서울시에서도 쉽게 풀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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