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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배달 중단” 소문에… 또 다시 사재기 혼란에 빠진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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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13 07:00:00 수정 : 2022-05-13 02: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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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식품 코너 몰려든 주민들로 북새통

“내일부터 3일간 베이징에 배달이 안된다고 하네요.”

 

중국 베이징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13일부터 ‘징모’(靜默)를 시작할 것이란 소문이 퍼지자 12일 베이징 시내의 마트나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사재기가 연출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와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이날 오후부터 베이징이 사흘간 택배와 배달까지 중단돼 도시가 일시 정지되는 ‘징모’를 시행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소문이 퍼지자 주위에 사실이 맞는지 문의를 했지만 어디서도 확인이 되지 않았고, 커지는 불안감에 혹시 모를 격리 준비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오후 5시 넘어 찾은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에 있는 한 대형마트 식품 코너는 3일간 배달이 멈춰 식재료를 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몰려든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채소와 과일 코너, 고기를 파는 매장들은 모두 긴 줄이 이어졌다. 파, 가지 등이 있던 일부 매대는 바닥을 보였다가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들이 채소를 채웠다.

베이징시는 이날 오후 6시쯤 연 방역업무 기자회견에서 소문과 관련해 “베이징의 민생 물자 공급은 안정적이고, 택배 및 배달 역시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며 “루머를 믿거나 퍼뜨리거나 만들어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기자회견 후 주민들은 좀 안심하면서도 경제 수도 상하이가 갑자기 하루만에 봉쇄된 것을 감안하면 베이징도 언제든 봉쇄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마트에서 만난 한 중국 여성은 “소문을 듣고 온라인 유통업체인 허마 등에서 물품을 구매하려 했지만 이미 동이나 집앞 마트에 왔다”며 “언제 봉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이런 소문만 나면 물건을 사놓게 된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베이징의 전면 봉쇄는 소문으로 판명났지만 사실상 봉쇄식 관리가 이뤄지는 관리통제구역의 범위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의 신규 감염자 수는 37명(무증상 감염 13명 포함)으로 집계됐다. 이 중 2명은 무증상 감염자로 분류됐다가 확진자로 전환돼 실제 감염자 수는 35명이다. 시는 최근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하이뎬구 베이타이핑좡의 일부 지역과 펑타이구 동부 일부 지역을 임시 관리통제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을 포함한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 전원을 재택근무하도록 했다. 또 감염 정도가 심한 차오양구 일부와 팡산구, 순이구를 목적지로 하는 택시와 공유 차량의 운행을 중단하도록 했다. 현재 베이징에는 중위험 지역 37곳, 고위험 지역 17곳이 지정됐으며, 이들 지역에는 봉쇄식 관리를 하는 건물 905개에 달한다.

 

지난 5일 중국 수도 베이징 차오양구에서 한 의료인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주민에게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시는 확산세가 지속하자 인구 90% 이상이 사는 12개구 전 주민을 대상으로 13일부터 매주 세 차례 추가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예방과 통제 명목으로 출입국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하자 많은 중국인들이 반발했다.

 

자국민의 불필요한 출국을 엄격히 제한하고 출입국 증명서 심사 비준과 발급을 엄격히 하는 동시에 불법 출입국 행위에 대한해서는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사람과 물자를 통해 코로나19가 유입되는 것을 막는 데 국경 관리 초점을 맞춰온 중국 당국이 이번처럼 자국민 출국 제한 방침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입국과 달리 출국은 중국내 코로나19 확산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많은 중국인이 당국의 이번 조처를 이해할 수 없다고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에서 “무슨 병에 걸린 것이냐, 북한도 이렇지는 않다”고 꼬집었다. 당국의 출국 제한 정책을 비꼬아 “불필요하게 출국하지 말고, 불필요하게 도시를 떠나지 말고, 불필요하게 집 문밖에 나서지 말고, 불필요하게 숨을 쉬지 말고, 불필요하게 태어나지 말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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