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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 첫 내한 공연 취소… 건강 문제로 잠정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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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12 10:13:46 수정 : 2022-05-12 10: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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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니 “지금 건강상태로 여행할 수 없게 돼”
마스트미디어 제공

전설적 피아니스트인 마우리치오 폴리니(80) 첫 내한 공연 소식에 들떴던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슬픈 소식이 날아들었다. 공연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건강 문제로 한국 방문이 여의치 않게 된 것이다. 

 

12일 공연계에 따르면 오는 19일과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두 차례 단독 연주 일정이 잡혔던 폴리니는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그는 전날 한국 관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번 달 예정돼 있던 서울 방문을 취소하게 돼 매우 유감스럽다. 첫 한국 방문과 예술의전당에서의 공연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지금 제 건강상태로 여행을 할 수 없게 됐다”며 “다시 한국 리사이틀 일정을 잡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가능한 한 빨리 한국 관객분들을 만나 뵙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폴리니는 만성 기관지염 악화로 해외 이동이 불가하다는 주치의 권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 주최사 마스트미디어는 이날 예술의전당 공지를 통해 “연주자의 건강상 이유로 주치의 권고에 의해 부득이하게 5월 공연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며 “연주자 및 마스트미디어는 이번 공연 연기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누며 추후 공연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마스트미디어 측은 예매자들이 추후 연기된 공연에서 기존 자리 그대로 관람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다만 아직 추후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다. 환불을 원할 경우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 되돌려받을 수 있다.

 

폴리니는 일본 무대엔 자주 섰지만, 한국 무대는 이번이 처음으로 국내 클래식 팬 관심이 집중됐다. 오케스트라가 아닌 솔로 연주자로는 티켓 가격이 역대 최고가인 38만원(R석)에 달했지만 순식간에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942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난 폴리니는 5살에 피아노 건반을 두드렸고, 18살이던 1960년 제6회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클래식계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이던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저 소년이 기교적으로 우리 심사위원들보다 더 잘 친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후에도 실력을 갈고닦아 고전음악과 현대음악을 아우르는 음악의 선구자로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 왔다. 그는 연주자 개인의 감정에 치우치거나 해석을 달기보다 작곡가가 원하는 음악을 고민하며 악보를 그대로 표현해 설득력 있는 연주를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쇼팽의 정석’, ‘쇼팽의 대명사’ 등으로 불릴 만큼 쇼팽 음악에 정통한 연주자로서 ‘쇼팽이 살아 있다면 폴리니처럼 피아노를 쳤을 것’이라 여겨질 정도다. 쇼팽뿐만 아니라 베토벤, 브람스, 슈만, 쇤베르크, 피에르 불레즈, 바르토크, 루이지 노노 등 고전 레퍼토리에서는 절제된 해석으로 교과서적인 음악을 선보이고, 자유롭지만 지적인 해석으로 현대 음악을 조명하며 청중을 사로잡았다.

 

예술계의 노벨상이라고 일컬어지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과 ‘프레미움 임페리알레’, ‘로열 필하모닉 협회 음악상’ 등 굵직한 상들을 받았고, 다수 앨범으로 그래미 어워즈, 에코 어워즈, 디아파종 상을 수상했다.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내한 공연에선 그가 평생 즐겨 연주한 쇼팽 소나타 2번과 자장가, 영웅 폴로네즈 3곡과 슈만의 아라베스크와 환타지(19일), 슈베르트 소나타 D894(25일)를 들려줄 예정이었으나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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