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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국가 지도자의 건강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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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11 23:27:52 수정 : 2022-05-11 23: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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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장막’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옛 소련은 국가 지도자의 건강 문제를 철저하게 숨겼다. 1964년부터 소련을 이끈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공산당 서기장은 1970년대 후반에 심장질환과 뇌졸중 등을 앓고 있었지만 자국 언론매체와 측근들은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1982년에 사망했다. 그의 건강 정보 획득에 필사적이었던 미국 정보기관은 브레즈네프가 해외 방문 때 볼일을 보고 나서 물을 내린 화장실에 스파이를 침투시켜 소변 성분을 채취해 분석했다. 콘스탄틴 체르넨코 전 공산당 서기장도 최고 지위에 올랐을 때 폐기종을 앓고 있었지만 측근들이 감췄다.

러시아는 대통령의 건강을 헌법에 적시하고 있다. 러시아 헌법 92조는 연방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나쁠 때에는 임기만료 전에 권한이 중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심각한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였던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그가 입원하자 러시아 두마(하원)는 대통령의 건강증빙 서류를 제출토록 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미국의 대통령 후보도 국민들에게 건강진단 관련 자료를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

지난 9일(현지 시각) 2차 세계대전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서 정신·신체 건강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얼굴이 부은 푸틴은 오른손을 떨었고, 9∼10도 기온에 혼자만 무릎 담요를 덮었다. 스트롱맨 이미지를 내세우던 평소 모습과 딴판이다. 무명용사 묘역으로 헌화하러 가는 도중 입이 마른 듯 입술을 씹었고, 걸음걸이도 자연스럽지 않았다. 초기 파킨슨병, 갑상선암 수술 후유증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아돌프 히틀러 독일 총통은 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는 적절한 치료 없이 약물을 남용하다 정신병자에 가까워지면서 전 세계를 파국으로 몰아넣었다. 전 세계는 푸틴이 ‘제2의 히틀러’가 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예상과 달리 고전하자 초조해진 푸틴은 “핵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그가 정상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국가 지도자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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