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흰색 풍선 들고 文부부 환영
“남은 생은 평안하게 보내셨으면”
文 “주민들과 함께 농사 짓고 살 것”

“여러분 덕분에 저는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0일 임기를 마치고 경남 양산 사저로 향하면서 서울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마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사저를 향하는 도중 서울역 앞과 울산역(통도사역) 앞, 양산 사저 앞 등 세 차례에 걸쳐 지지자들에게 퇴임인사를 했다.
정오를 조금 넘긴 때에 서울역에 도착한 문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향해 “어제 아주 멋진 퇴임식을 가졌다. 고맙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말한 퇴임식은 전날 오후 6시 업무를 마친 뒤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행사를 말한다. 문 전 대통령의 환송을 위해 모여든 1000여명 정도의 지지자들은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 ‘사랑해요 문재인’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문 전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이 될 때 약속드린 것처럼 오늘 원래 우리가 있었던 시골로 돌아간다”며 “제가 퇴임하고 시골로 돌아가는 것을 섭섭해하지 말아 달라. 저는 해방됐고 자유인이 됐다”고 강조했다.

경남 양산 사저로 가기 위해 거친 울산역 광장에도 지지자들과 주민 등 600여명이 모였다. 문 전 대통령은 5분가량 감사 인사와 소감 연설 후, 준비된 차를 타고 양산 사저로 떠났다. 울산역에서 양산 평산마을 사저까지는 차로 20∼30분 거리다.
조용한 평산마을 회관 앞 광장은 시끌벅적한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마을회관부터 사저 앞 삼거리까지 350여m되는 길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지지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지지자들은 한 손에는 파란색과 흰색 풍선을 들었고, 파란색 옷과 액서서리를 한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마을을 찾는 지지자들에게 풍선을 나눠주던 40대 이모씨는 “오전 7시에 대구를 출발해 9시에 도착했다”며 “공식적으로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5시 경기도 용인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는 50대 김모씨는 “나라를 위해 너무 애쓰셨다. 멀리서나마 직접 뵙고 싶어 왔다”며 “국민을 위해 헌신한 만큼 남은 생은 평안하게 보내셨으면 한다”고 했다. 60대 부부는 “문 전 대통령을 따라 부산 해운대에서 양산 동면으로 이사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며 “같은 지역주민이 돼 너무너무 좋다. 앞으로 쭉 평안하고 행복한 날을 보내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마을회관 앞에 도착하자 지지자들은 함성과 함께 “사랑해요”, “문재인”을 연호했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서 “집에 돌아와보니 이제야 무사히 다 끝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며 “저는 이제 완전히 해방됐다. 자유인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이곳 평산마을에서 보내게 될 제2의 삶, 새로운 출발이 저는 정말 기대가 된다”며 “평산마을 주민들과 농사도 함께 짓고, 막걸리 잔도 나누고, 경로당도 방문하며 잘 어울리면서 살아보겠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