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들과 글로벌 드림팀 꾸려
1300억원 투자… 2024년 가동

SK E&S는 미국의 대표 에너지 기업 등과 손잡고 북미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시장 공략에 나선다.
10일 SK E&S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미국 중서부 지역 5개 주의 32개 옥수수 에탄올 생산설비 시설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연간 최대 1200만t까지 포집 및 저장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CCS 사업이다. 각 공장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3200㎞에 달하는 전용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송된 뒤 노스다코타주에 건설 예정인 지하 탄소 저장설비에 영구 저장된다. 이산화탄소 저장설비와 파이프라인은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며 2024년 하반기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이프라인이 통과하는 미국 중서부 지역엔 바이오 에탄올 설비와 암모니아 생산기지 등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공장들이 밀집해 있다.
향후 CCS 사업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 E&S는 1억1000만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해 사업 주체 서밋 카본 솔루션(Summit Carbon Solutions)의 지분 약 10%를 확보할 예정이다.
미국은 2005년부터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가솔린 차량에 바이오 에탄올을 10% 이상 혼용하도록 하는 바이오연료 혼합의무제도(RFS)를 시행 중이다.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을 발효시켜 추출하는 바이오 에탄올은 차량 연료나 산업용 원료 등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단점이 있다.
SK E&S는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각 분야 대표 기업들과 이른바 ‘CCS 드림팀’도 구성했다. SK E&S는 북미 농축산업 투자 전문 기업인 서밋 애그리컬처 그룹(Summit Agricultural Group), 미국 최대 석유·가스 기업 중 하나인 콘티넨털 리소스 및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텍사스 퍼시픽 그룹(TPG)과 협력하기로 했다.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미국은 탄소 감축을 위한 핵심 수단인 CCS 기술 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CCS 과정으로 생산된 바이오 에탄올의 경우 감축한 이산화탄소량에 따라 탄소배출권을 받을 수 있다. CCS 사업자들은 포집한 이산화탄소에 대해 t당 최대 50달러 세액 공제도 받는다. 이런 정책에 힘입어 미국 CCS 처리 용량 규모는 올해 연간 2900만t에서 2030년 7100만t까지 연평균 약 12%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SK E&S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대형 CCS 관련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탄소배출권 확보를 통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정준 SK E&S 부회장은 “CCS는 천연가스뿐 아니라 바이오연료 등 다양한 에너지원의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미국에서 CCS를 포함한 저탄소 에너지 사업들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