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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성범죄 피해자에 든든한 지원군 자리매김

입력 : 2022-05-10 01:15:00 수정 : 2022-05-09 23: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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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안심지원센터 성과

3월 개소 후 한달 간 79명에 도움
불법촬영물 삭제 등 830건 지원
女변호사회·보라매병원과 협약
긴급상담부터 법률·소송 지원까지
원스톱으로 피해자 일상복귀 도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14세 A양은 최근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 울면서 전화했다. A양은 지난해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B로부터 옷 벗은 사진을 뿌리겠다며 협박당하고 있었다.

B는 처음에 욕으로 점철된 쪽지를 보내 덫을 놓았다. A양은 ‘왜 계속 욕하냐’고 물었다. B는 ‘알고 싶으면 신체 사진을 달라’고 했다. 참다 못한 A양이 욕을 쓴 쪽지를 보내자 B는 이를 물고 늘어졌다. 사진을 안 주면 게시판에 ‘욕 쪽지’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

비난이 두려워진 A양은 할 수 없이 사진을 보냈다. B는 더 많은 사진과 영상을 보내라며 협박 수위를 높였다. A양은 영상물이 유포될까봐 극도로 고통스러웠지만 부모님께 알릴 수는 없었다. 안심지원센터는 A양의 신고를 접수하고 경찰과 협력해 B를 검거했다. 가해자는 17세 청소년이었다.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가 A양처럼 디지털 성범죄에 시달리는 피해자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3월 29일 문을 연 안심지원센터가 한 달간 피해자 79명을 지원했다고 9일 밝혔다. 안심지원센터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가 설립한 기관이다.

시에 따르면 안심지원센터는 개관 후 한 달간 불법 촬영물 400건을 삭제하고 수사·법률, 심리·치유를 돕는 등 총 830건을 지원했다. 센터는 피해자들이 홀로 이곳저곳 헤매지 않도록 긴급 상담부터 고소장 작성, 경찰 진술동행, 법률·소송지원, 삭제지원, 심리치료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돕고 있다.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가 재구성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 발생 과정. 서울시 제공

지원한 피해 유형은 불법촬영, 온라인 그루밍, 유포·재유포 등이었다. 21세 C씨의 경우 소셜미디어(SNS)에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가 피해를 당했다. 가해자는 C씨에게 쪽지(DM)로 온라인 쇼핑몰이라며 “핏이 좋으신 것 같은데 모델 아르바이트 해보실 생각이 있느냐”고 제안했다. 가해자는 테스트가 필요하니 만나자고 했다. C씨는 의심 없이 계약서를 작성했다. 촬영 중 C씨가 노출이 심한 옷을 걱정하자, 가해자는 삭제하겠다며 안심시켰다. C씨는 불안했지만, 계약서에 따라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기에 계속 응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촬영된 C씨의 사진은 SNS에 유포됐다. C씨는 일상을 모두 포기해야 했다. 학교는 휴학했고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안심지원센터는 C씨와 함께 피해 영상물을 판매·유통하는 가해자를 경찰에 고소 중이다.

안심지원센터는 C씨와 같은 피해자가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법률·심리 지원을 하고 있다. 센터는 이날 한국여성변호사회, 한국상담심리학회, 보라매병원과 법률·심리치료·의료지원 협약을 체결해 지원 체계를 강화했다. 기존에는 변호사·의사와 개별적으로 연계해 피해자를 도왔으나 이날 협약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전담 법률·심리치료 지원단’을 구성하게 됐다.

지원단은 디지털 성범죄 전문 변호사와 심리치료사 등 100명으로 이뤄졌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법률 자문 및 소송 지원을 위한 법률지원단을 구성하고, 한국상담심리학회는 전문상담가로 구성된 심리치료단을 꾸려 피해자의 일상 복귀를 지원한다. 보라매병원은 정신의학 치료 등 긴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는 성범죄물 유포 때마다 발생하는 법률·소송비용(1건 165만원), 심리치료 비용(1회 10만원), 의료 비용을 피해자가 회복될 때까지 지원한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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