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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는 “여가부 폐지 동의”… 떠나는 장관은 ‘작심 비판’

입력 : 2022-05-10 06:00:00 수정 : 2022-05-10 08: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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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 “새로운 역할 정립 필요”
떠나는 정영애 장관 ‘작심 비판’
“여가부 폐지 대안이라도 내놔야”
젠더 갈등 ‘정치적 이용’ 주장도

폐지반대 국회 청원 5만명 동의
국회법 따라 소관 상임위서 심사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동의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정부 마지막 여가부 장관인 정영애 장관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윤석열정부의 여가부 폐지 주장이 근거도, 대안도 없다고 작심 비판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여가부 폐지를 막아 달라’ 청원에 동의자가 몰리는 등 여가부 존폐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금 커지는 모습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에 동의한다”며 “장관으로 임명되면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부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후보자는 “인구·가족·아동 문제를 챙기며 우리 사회가 당면한 젠더 갈등과 청년세대의 어려움을 풀어 나갈 수 있는 부처의 새로운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며 “조직을 운영하면서 여가부의 문제점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정부 때 여가부가 수행한 역할에 대해서는 “일부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젠더 갈등 해소 미흡,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미온적 대처 등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여가부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를 ‘피해고소인’으로 지칭했던 것을 사례로 들었다.

같은 날 정 장관은 손수 작성한 A4용지 7장 분량의 이임사를 내고 “그동안 행정부 공무원으로서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며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서) ‘여가부가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 ‘더는 구조적 차별은 없다’ 외에 상세한 근거나 추가 설명은 찾기 어렵다. 20년간 유지돼 온 정부 부처의 폐지를 주장하려면 대안이라도 제시돼야 한다”고 직격했다.

정 장관은 의견을 듣겠다던 새 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 내내 여가부를 ‘패싱’했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여가부 업무 보고나 의견 제시 기회가 극도로 제한적이었다”며 “‘상식과 모두가 행복한’이라는 새 정부 국정원칙 속에 여가부가 대상으로 삼아 온 국민은 고려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젠더 갈등은 여가부가 유발한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확산된 것”이라면서 젠더 갈등을 이용한 정치권에 책임을 물었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뉴시스

지난 6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여가부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로 발의한 이후 일각에선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일었는데, 신·구 정부의 장관과 후보자가 정반대의 입장을 내면서 여가부 존폐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여가부 폐지 반대에 관한 청원’은 마감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5만명의 동의를 간신히 얻었다. 당초 이 청원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권 원내대표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여가부 폐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결집해 막바지에 청원 성립 요건을 채웠다. 국회법에 따르면 30일 이내에 5만명의 동의를 얻은 청원은 청원심사 소위원회 심사를 거쳐 상임위원회에서 심사·의결하게 된다.

한국여성단체연합도 개정안이 발의되자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처 개편의 명확한 근거나 구체적인 비전 없이 성평등 전담부처인 여가부를 폐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여성인권을 볼모로 ‘표 장사’에 나서는 정치를 멈추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11일 예정돼 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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