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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 본능 깨어난 獨… 러, 진짜 ‘강적’ 마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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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09 17:00:00 수정 : 2022-05-09 16: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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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츠 "러시아,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 못 이겨"
매서워진 ‘막강 전사’ 獨, 러시아엔 악몽 자체
"더는 석유·가스 연연 않는다"… 단호한 태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8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종년 77주년을 맞아 TV로 대국민 연설을 하는 모습. 베를린=AFP연합뉴스

1945년 5월 8일 나치 독일은 미국·영국·소련(현 러시아) 3국을 주축으로 한 연합국에 무조건 항복을 했다. 그로부터 꼭 77년이 지난 8일(현지시간) 패전국 독일은 과거 전승국 중 하나인 러시아를 향해 “당신들은 우크라이나를 결코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을 상대로 저지른 ‘원죄’ 탓에 그간 러시아의 불법행위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온 독일이 마치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깨어난 포스’처럼 옛 전사 본능을 되살리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숄츠 "러시아,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 못 이겨"

 

독일 언론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2차대전 종전 기념일을 맞아 행한 TV 연설에서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계속 공급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은 역사적 책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개전 초기 러시아에 대한 높은 에너지 의존도 탓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서방 동맹의 ‘약한 고리’라는 비웃음을 산 독일이 우크라이나 지원 및 대(對)러시아 제재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럽연합(EU)의 강국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숄츠 총리는 과거 나치 독일의 히틀러와 비교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당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절대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독일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인도주의적, 또 재정·군사적으로 계속 지원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바르트에서 육군이 훈련하는 모습. 독일군은 제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세계 최강임을 입증한 바 있다. 바르트=AP연합뉴스

◆매서워진 ‘최강 전사’ 獨, 러시아엔 악몽 자체

 

독일은 히틀러 집권 시절인 1941년 6월 소련을 전격 침공했다. 당시 전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소련은 망국 직전까지 갔다가 ‘무기대여법’에 따른 미국의 군사장비 및 각종 물자 지원에 힘입어 가까스로 독일을 격퇴했다. 소련은 1945년 5월 베를린을 점령함으로써 독일의 항복을 받아내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으나, 약 4년에 걸친 전쟁 내내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27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이는 독일군이 그만큼 싸움을 잘했고 한마디로 ‘전쟁의 귀재’라는 뜻이기도 하다.

 

2차대전 종전 후 과거사에 대한 죄책감 탓에 국제사회 분쟁에서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온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에도 머뭇거리는 태도를 취했다. 미국, 영국 및 EU 회원국 상당수가 우크라이나에 무시무시한 무기를 제공할 때에도 독일은 ‘분쟁지역에는 살상 무기를 보내지 않는다’는 자국 나름의 원칙을 들어 발을 빼려 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독일이 러시아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가스를 수입하는 점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 국민을 살상하는 러시아에 전쟁 비용을 대주는 셈”이라고 질타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적인 북유럽 에스토이나의 카야 칼라스 총리는 독일을 겨냥해 “가스보다 자유가 훨씬 더 비싸다”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독일 육군의 주력 전차인 레오파드 탱크. 미국 육군의 M1 에이브럼스 전차 등과 더불어 세계 최강의 탱크로 꼽힌다. 독일 국방부

◆"더는 석유·가스 연연 않는다"… 단호한 태도

 

이날 숄츠 총리의 언급을 두고 독일이 2차대전 책임을 속죄하는 차원에서 지난 70여년간 보여온 조용한 행보에서 완전히 벗어나 국제사회에서, 심지어 옛 전승국에 대해서도 ‘할 말을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 나치 독일이 소련인 2700만명의 목숨을 빼앗은 전력 때문에 이제껏 몸을 한껏 낮춰왔지만, 그 소련의 후예인 러시아가 자꾸 이런 식으로 세계 평화를 어지럽히면 더는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깨어난 포스’처럼 독일 특유의 전사 본능이 눈을 뜨기 시작한 셈이다.

 

독일은 이제 러시아의 석유·가스에도 의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안나레나 배어복 외무장관은 최근 “독일을 비롯해 모든 EU 회원국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금지 조치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어복 장관은 “대러시아 제재를 통해 우리는 향후 수년간 러시아가 다른 지역으로 군사행동을 확장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어 러시아를 겨냥해 “이번 침략전쟁과 서방 제재에 너무 피해가 커 정상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독설을 내뱉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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