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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터리 볼트 빠진 EV6…기아차 “교환해줄테니 발설 시 배상하라” 요구

입력 : 2022-05-10 12:23:46 수정 : 2022-05-10 12: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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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 하루만에 중요부품 조립불량 발견
기아차 “문제없다”→“차 바꿔줄게”
제보자 “기아차 요구 거부, 다른 피해자 없도록 알리고 싶어”
조립 불량이 발생한 기아자동차 ‘EV6’. 핵심 부품인 배터리팩에 볼트가 일부 빠져있었다. 제보자 제공

 

기아자동차 지난해 출시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 ‘EV6’에 출고 결함이 발생했다는 제보가 제기됐다. 기아차 측이 차량 교환을 조건으로 관련 사실의 공개를 금지하고 발설 시 배상하라는 조건을 내걸어 분통이 터졌다는 게 제보자의 전언이다.

 

9일 세계일보와 만난 A씨는 지난달 1일 EV6를 출고했다.

 

그는 이튿날 차량 등록을 마친 뒤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냉각수 경고등’이 켜진 것을 보고 가까운 정비소를 찾았다고 한다.

 

A씨는 처음 냉각수 부족 등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여겼으나 점검 결과 핵심 부품인 배터리팩에 볼트가 빠져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달려있던 볼트도 탈·부착 흔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정비업소 측 점검 결과를 받았다고 한다.

 

배터리팩이 볼트로 고정이 안 돼 있었다는 얘기인데, 자동차 성능·상태기록부에도 ‘단순 수리’, ‘베터리팩 관련 볼트 마모’ 판정을 받았다.

 

있어야 할 볼트가 빠져있다 보니 배터리팩이 운행 중 움직였고 이에 연결된 호스가 빠지면서 냉각수까지 줄줄 샌 것으로 드러났다.

‘EV6’ 주요 부품인 배터리팩은 로봇이 26개의 볼트를 조립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제보자의 차(사진)에서는 볼트가 빠져있다. 제보자 제공
제보자가 정비업소에 맡겨 받아든 자동차 성능·상태기록부. ‘배터리팩에 탈·부착 흔적이 있고, 볼트 마킹이 없는 게 있다’고 적혀있다. 제보자 제공

 

전문가들은 볼트 고정이 안 된 상태에 대해 “배터리팩에 충격이나 압력을 받았을 때 화재의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A씨의 차에서는 다행히 큰 충격 등이 발생하지 않았고 빠르게 문제를 발견한 덕분에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A씨는 이 같은 정비 결과에 불안한 마음이 들었고, 기아차 서비스센터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교환을 요구했다고 한다.

 

기아차 측은 “베터리팩 볼트를 달아놨으니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A씨는 또 “기아차 직원도 차를 보더니 배터리팩을 왜 분해했다가 붙였느냐고 물어봤을 정도”라며 “새 차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리라곤 생각조차 못 했다”고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기아차는 ‘단순 조립실수’라는 입장이다.

 

EV6 주요 부품인 배터리팩은 로봇이 26개의 볼트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조립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로봇은 EV6 조립(E-GMP·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위해 현대차그룹이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A씨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안전신문고에 이의를 접수했고, 이날 국토교통부에 정식 접수돼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단순 조립실수라는 기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생산 공정에 사용하는 로봇의 오류나 고장 결함 등으로 불량 자동차가 생산된 것 아니냐”며 “생산·판매된 차량의 불량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기아차는 거듭된 A씨 항의에 최근에서야 “신차로 교환하겠다”며 연락을 취해오면서 황당한 조건을 내걸었다고 한다.

 

그는 “교환 전 차를 회수하고, 교환 후에는 관련 사실을 일절 누설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이를 어기고 언론에 제보하거나 커뮤니티를 통해 알리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통화를 녹취했다는 A씨는 “처음 배터리팩 교환을 요구하니 ‘문제없다’는 식으로 나오다가 한달이 지나서야 ‘사고가 걱정되니 차를 회수해야겠다’는 황당한 말을 늘어놓는다”며 “더 화가 나는 건 조건을 붙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지도 않으면서 변명으로 일관한다”며 “문제를 감추고 회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에 신뢰가 더 떨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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