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서기 징계시 시 주석 측근 파벌 ‘즈장신쥔’ 붕괴 우려
“시 주석, 권력 강화 위해 확고한 충성파 필요해 징계 안할 듯”

중국 공산당 내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측근 상하이 리창(李强) 당서기를 징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산당내 2인자인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물러난 뒤 차기 자리를 놓고 치열한 권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인 상하이 1인자가 코로나19 방역 실패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중국 엘리트 정치를 연구하는 컨설팅회사 서시우스그룹의 알렉스 파예트 최고경영자(CEO)는 9일 파이낸셜타임즈에 “상하이와 당 내부에서 특히 한정 부총리 측에서 리창 당서기의 사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총리와 리 서기는 임기가 올해까지인 리커창 총리의 후임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파예트 CEO는 “리 서기가 희생양이 된다면 시 주석의 측근인 ‘즈장신쥔’(之江新軍)에게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던지게 된다”며 “리 서기가 축출된다면 시 주석의 3연임을 결정짓는 올 가을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당 내부에 ‘평지풍파’를 일으켜 시 주석의 파벌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저장(浙江)성 근무 시절 인맥인 즈장신쥔은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서기, 딩쉐샹(丁薛祥) 중앙서기처 서기,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당서기, 리시(李希) 광둥성 당서기 등으로 공산당 고위직을 차지하며 시 주석을 보좌하고 있다.
이에 시 주석이 리창 당서기 대신 궁정 상하이 시장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궁 시장은 시 주석과 직접 같이 일한 적은 없지만, ‘즈장신쥔’인 황쿤밍 중앙선전부 부장과 저장성에서 함께 근무해 ‘범 즈장신쥔’으로 분류된다.

파예트 CEO는 “2인자 자리를 놓고 공산당 파벌간 경쟁을 하고 있기에 이는 내분으로 보일 것이고 원치 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이라며 “시 주석이 당 내부의 다른 파벌과 협상해 리 서기는 자리를 계속 유지토록 할 수 있지만 공 시장은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예트 CEO는 리 서기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데 대해 “전임 상하이 당서기들이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올라갔지만 리 서기는 중앙 당 기구의 다른 곳에서 임명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리 서기 등이 정치적으로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시 주석이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지도자가 되려면 7명으로 구성된 상무위원회에 확고한 충성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우한과 후베이성은 당서기 등이 교체가 됐지만 상하이에서 징계를 받은 25명의 관리자 중 최고위급은 보건 국장으로 리 서기가 정치적으로 상처를 입지 않았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부의 알프레드 우 교수는 “리 서기의 시 주석과의 친밀함, 잠재적 유용성을 비롯해 상하이 당서기가 다른 지역 당서기보다 높은 지위에 있기 때문에 리 총리는 안전하게 가고 있는 편”이라며 “다른 곳의 관리들이라면 이미 제거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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