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출마해 99% 압도적 지지 얻어
중국화 가속 등 일국양제 훼손 우려

경찰 출신의 친중 강경파 존리(65) 전 홍콩 정무사장(司長)이 8일 요식행위에 불과한 행정장관 선거에 단독 출마해 유효표의 99% 득표율로 중국의 새로운 ‘홍콩총독’으로 선출됐다.
리 당선인은 당선 확정 후 기자회견에서 “홍콩을 국내외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홍콩의 안정 보장을 계속해서 최우선시하겠다”며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기치 아래 정책을 전개할 것임을 표방했다.
리 당선인은 1977년 경찰에 입문한 정통 공안관료 출신으로 2017년 보안국장에 임명된 뒤 2019년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해 악명이 높다. 반정부 시위 진압 공로로 지난해 6월 홍콩의 넘버 2인 정무사장직을 차지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은 선거 결과에 대해 “새로운 선거제도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에 부합하고, 홍콩 실정에 맞는 좋은 제도임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리 당선인은 7월1일 취임한다.

리 당선인 취임 후 ‘홍콩의 중국화’가 빨라지면서 지금도 허울뿐인 일국양제가 껍데기만 남아 특별행정구 홍콩이 중국의 일개 성(省)으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허브로서의 홍콩의 위상이 더욱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2년 넘게 이어지는 엄격한 격리 정책과 여행 제한으로 많은 외국 인재들이 홍콩을 떠났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이날 오전 진행된 행정장관 선거에서 단독 출마한 리 후보가 선거인단 1500명 중 1416표를 얻어 94.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투표자 1428명 중 무효표 4표를 제외한 유효표 1424표 기준 득표율은 99.4%다. 이번 선거는 중국 정부가 홍콩 선거제를 개편한 후 처음으로 실시된 행정장관 선거로, 친중파를 앉히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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