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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주의역사유적탐방] 세종 즉위식 현장, 경복궁 근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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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06 22:44:57 수정 : 2022-05-06 22: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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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근정전에서 재현된 세종 즉위식.

5월 10일 윤석열 20대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다. 취임 만찬 장소인 신라호텔 영빈관을 둘러싸고 논란도 있지만, 대통령 취임식은 매우 중요한 역사적 장면으로 꼽힌다. 오늘날의 대통령 취임식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왕의 즉위식 대부분은 선왕의 장례식에 수반되는 슬픈 행사였다. 그러나 4대 세종의 즉위식만큼은 기쁜 즉위식이 되었다. 태종이 스스로 상왕이 되면서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었기 때문이다. 1418년 8월 10일 세종의 즉위식은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렸다. ‘세종실록’ 총서의 기록을 보면, “태종이 여러 신하에게 명하여, 경복궁에 나아가 신왕의 즉위를 축하하게 하였다”고 하여 태종이 세종의 즉위식에 깊이 관여했음을 알 수 있다. 경시(庚時·오후 5시쯤)에 종실과 문무백관이 조복(朝服) 차림으로 경복궁 뜰에서 서열대로 늘어섰다. “세종이 원유관에 강사포를 입고 근정전에 나오자, 여러 신하들이 하례를 올리고, 성균관 학생과 회회 노인(回回老人)과 승려들도 모두 참여하였다”는 실록을 통해서는 아라비아 지역의 대표와 승려들까지 즉위식 행사에 참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즉위식과 함께 세종은 태종을 상왕으로, 어머니를 대비로 높였다. 세종은 “일체의 제도는 모두 태조와 우리 부왕께서 이루어 놓으신 법도를 따라할 것이며, 아무런 변경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여 태조와 태종의 업적을 계승해나갈 것을 천명하였다. 이어서 “이 거룩한 행사에 부쳐서 마땅히 너그러이 사면하는 명령을 선포하노라”고 하면서, 즉위식을 기념하여 사면령을 시행하였다. 다만 8월 10일 새벽 이전의 사건 중 모반 대역(大逆)이나 조부모나 부모를 때리거나 죽인 것, 처첩이 남편을 죽인 것, 노비가 주인을 죽인 것, 독약이나 귀신에게 저주하게 하여 고의로 꾀를 내어 사람을 죽인 사건은 사면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세종이라는 왕이 지니는 상징성, 조선 왕의 즉위식 중 가장 축제적인 분위기에서 거행된 행사, 실록에 기록이 자세히 정리되어 있다는 점은 세종 즉위식의 의미를 더욱 크게 하고 있다.


신병주 건국대 교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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