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이한 능력 보여주기 보다
사람들 ‘마음’ 그리는데 집중
일각선 ‘괴이한 드라마’ 혹평

“‘괴이’는 ‘남편 기훈이 아내 수진을 만나러 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괴이’가 주려고 하는 의미는 ‘마음’ 아닐까요. ‘마음’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 구교환은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관련 화상 인터뷰에서 드라마가 주려는 하는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괴이’는 저주받은 불상(귀불)이 나타난 진양군에서 마음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과 마을에서 벌어진 괴이한 사건을 쫓는 초자연 스릴러다. 지난달 29일 티빙을 통해 6부작으로 공개됐다. 구교환은 극중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고고학자이자 문양 해독가 이수진(신현빈) 남편 정기훈을 연기했다. 두 사람은 학계에서 잘나가는 전문가들이었지만, 딸을 교통사고로 잃으면서 서로 떨어져 살고 있었다.
‘괴이’는 소개글이나 소재에서 ‘괴이한 사건’ ‘괴불’ 등을 전면에 내세워 오컬트 드라마인 것처럼 보였다. 더욱이 ‘서울역’ ‘부산행’ ‘반도’ ‘방법’ 등 독창적인 세계관을 그려냈던 연상호 작가가 극본을 맡았기 때문에 이러한 기대는 더욱 컸다.
정작 베일을 벗은 ‘괴이’는 오컬트보다 ‘멜로’였다. 시청자들은 귀불의 괴이한 능력과 이를 파헤치고 해소하는 고고학자 이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자녀를 잃은 부모의 슬픔 등 ‘마음’을 그리는 데 집중했다. 그 밖에는 저주받은 사람들의 폭력만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그나마 오컬트적 요소라면 기훈이 파출소장 한석희(김지영)와 함께 저주받은 까마귀 떼를 피하기 위해 설탕으로 부적을 그리는 장면뿐이다. 드라마 하이라이트인 저주를 해소하기 위해 귀불 눈을 가리는 장면에서조차 오컬트적인 요소보다 기훈과 수진의 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강조됐다.
신현빈 배우도 같은 날 진행된 화상인터뷰에서 “(‘괴이’에는) 멜로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 멜로를 어떻게 규정하느냐 차이인 것 같은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흘러가는 감정도 멜로라고 생각한다”며 “작품 안에서 부부, 가족이 보여주는 흐름이 멜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연 작가도 지난달 22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부부애가 많이 담겨있는 멜로를 한번 써보자는 생각으로 기획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결과, ‘괴이’는 오컬트도, 멜로도 아닌 ‘괴이한 드라마’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연상호 유니버스’의 실패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괴이’가 실패했다고 판단하기는 섣부르다. 드라마가 기훈과 수진이 또 다른 괴이한 사건을 접하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시즌2를 기대하게 한다. 신현빈도 “이야기가 확장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며 끝을 냈다. 기회가 된다면 시즌2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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