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자폭 드론·전차 잡는 휴대용 미사일… 서방 ‘비밀병기’ 불 뿜다 [디펜스 포커스]

, 디펜스 포커스

입력 : 2022-05-05 08:00:00 수정 : 2022-05-05 10:43:36

인쇄 메일 url 공유 - +

우크라 전쟁 투입 신·구 무기는

美 최첨단 무기 ‘피닉스 고스트 드론’
6시간 이상 활동… 야간 공격도 가능

英 지대공 ‘마틀릿’ 탄두중량 3㎏ 달해
최대 8㎞ 떨어진 전차·장갑차 파괴

러도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첫 발사
핵·재래식탄두 장착… 마하10 비행

전차·다연장로켓·보병전투차·따발총
2차대전 시절 구식 무기도 다시 맹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한 군인이 영국이 지원한 차세대 경량 대전차 무기 NLAW를 나르고 있다. 도네츠크=AP연합뉴스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두 달이 흘렀다. 서방 측은 막대한 양의 무기와 장비를 지원, 러시아와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돕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압도적인 군사력을 앞세워 단기간에 우크라이나를 제압하려 했던 러시아는 전쟁이 장기화하자 더 많은 병력과 장비를 투입, 압박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양측에선 냉전 시절 쓰인 구식 무기부터 최첨단 장비까지 등장하면서 ‘무기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맞춤형 비밀병기 제공… 첨단 장비 대거 투입

우크라이나가 수도 키이우 일대서 러시아군을 격퇴하자 서방은 화력과 정밀도가 높은 첨단 장비 제공을 늘리고 있다. 전쟁 초기 확전을 우려해 우크라이나 방어용 무기 공급에 치중했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더 강력한 공격용 무기 공급도 늘리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27일 우크라이나 방어 자문회의에서 “30여개국이 우크라이나의 무장을 위해 50억달러(약 6조3000억원) 상당의 무기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피닉스 고스트 드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발표하면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무기다. 미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에이벡스(Aevex)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것으로 수직으로 뜨고 내린다. 6시간 이상 작전활동이 가능하며, 적외선 센서를 사용해 야간에도 공격할 수 있다. 스위치블레이드 드론처럼 전차를 향한 자폭공격도 가능하다.

영국은 마틀릿 휴대용 지대공미사일과 브림스톤 미사일, 스토머 장갑차 등을 공급했다. 마틀릿은 일부 작전 능력이 지난해에야 검증된 최신 무기다. 탄두중량이 재블린 대전차미사일과 동등한 3㎏에 달해 전차나 장갑차 공격도 가능하다. 최대 8㎞ 떨어진 표적을 파괴할 수 있다. 브림스톤 미사일은 지상 또는 항공 발사가 가능하다. 최대사거리 60㎞로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인 오데사에 대한 러시아 해군의 접근을 저지할 무기로 꼽힌다.

중량이 13t인 스토머는 스타스트릭 지대공미사일 17발을 쏠 수 있다. 시속 80㎞로 이동하면서 러시아 항공기를 공격하고 신속하게 이탈한다. 우크라이나 기계화부대에 접근하는 러시아 공격헬기나 무인정찰기를 요격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자국산 차륜형 자주포인 세자르(CAESAR)를 지원했다. 6륜 트럭에 탑재되는 세자르 자주포는 최대사거리가 42㎞에 달하는 155㎜포를 탑재한다. 기동성과 화력이 높고 운용과 전개가 쉽다.

러시아도 자국산 첨단 장비를 투입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를 향해 킨잘 극초음속미사일을 쐈다. 킨잘은 미그(MiG)-31 전투기에 실려 공중에서 발사된 뒤 극초음속(음속의 5배 이상)으로 비행해 목표물을 타격한다.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으며 최대 비행속도는 마하 10(시속 1만2240㎞) 이상, 사거리는 2000㎞로 알려졌다.

미그(MiG)-31K 전투기에 탑재된 공중 발사형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전투기 아래에 장착된 하얀색 미사일) 타스=연합뉴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발견한 PTKM-1R 지능형 대전차지뢰는 전차의 상부 장갑을 공격하는 무기다. 지상에 설치된 지뢰에 있는 음성 센서가 차량 이동을 감지하면 폭탄을 공중으로 쏜다. 발사된 폭탄은 자체 센서로 지상 목표물을 확인, 장갑 관통탄을 발사해 표적을 파괴한다.

◆2차 대전 시절 무기까지 등장했다

최신 무기와 더불어 수십년 동안 일선에서 사용된 구식 장비들도 함께 쓰이고 있다. 구식이지만 튼튼하고 신뢰성이 높은 무기들은 비용이나 정치적 문제 등으로 첨단 무기가 제때 충분히 도입되지 못한 공백을 메우고 있다.

1971년 옛소련이 개발한 T-72 전차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 양측에서 대량으로 운용 중이다. 2만5000대가 생산됐을 정도로 공산권과 동구권에서 널리 쓰여 1991년 제1차 걸프전을 비롯한 주요 분쟁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이 모두 사용 중이며, 상대방이 쓰던 T-72를 노획 후 자국군에 편입해 재사용하기도 한다. 미국도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 국가가 보유 중인 T-72를 수집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다.

옛 소련제 T-72 탱크를 도입한 체코 육군이 이를 개량해 지금도 쓰고 있는 T-72M 전차가 기동하는 모습. 체코 국방부

옛소련에서 1963년에 만들어진 BM-21 다연장로켓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치명적인 화력을 뿜어낼 수 있어 60년째 실전에서 사용되는 무기다.

1966년 옛소련군에 실전 배치됐던 BMP-1 보병전투차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보병을 싣고 다니며 전투를 치르는 보병전투차로서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BMP-1은 아프간 전쟁 등에서 실전을 경험한 장비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BMP-1 보병전투차에 올라탄 채 작전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인 도네츠크·루한스크 인민공화국 군인 중 일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옛소련군이 쓰던 모신나강 소총, PPSh-41 기관단총 등을 사용하는 모습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PPSh-41 기관단총은 6·25 전쟁 당시 북한군도 썼던 무기로 ‘따발총’이라고 불렸다.

서방 측도 창고에 보관 중이던 구식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M-113 장갑차, 프랑스는 밀란 대전차미사일, 노르웨이 등은 M72 대전차화기를 보냈다. 자국 군대의 군사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우크라이나를 돕는 절충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방 측은 재고로 분류된 구형 무기와 최근 개발된 첨단무기를 모아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역할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유스피어 다온 '완벽한 비율'
  • 유스피어 다온 '완벽한 비율'
  • 조이현 '인형 미모 뽐내'
  • 키키 지유 '매력적인 손하트'
  • 아이브 레이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