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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호의미술여행] 우크라의 비극이 끝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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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29 22:49:00 수정 : 2022-04-29 22: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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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화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황금접시 봉헌’.

그리스 문명을 이은 로마는 지중해 주변 대부분의 영토를 정복하고, 인도 국경까지 이르는 대제국을 이뤘다. 330년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광대한 영토의 효율적 통치를 위해 비잔티움(지금 터키 이스탄불)에 새 수도를 세우고, 자신의 이름을 따서 콘스탄티노플이라고 했다. 그 후 도시 로마를 중심으로 한 서로마제국과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한 동로마제국으로 분열되고, 서로마제국은 476년 북쪽 게르만족에 의해서 멸망했다.

서로마제국의 멸망 후 서양의 고대가 끝나고 중세가 시작됐고, 두 개의 문화권으로 갈라졌다. 하나는 비잔틴제국이란 이름으로 중세 내내 지속된 동로마제국이 중심인 그리스 정교 바탕의 그리스·비잔틴 문화권이다. 다른 하나는 서로마제국 영토 위에 새로 생긴 라틴·게르만 문화권인데, 여기서 동유럽 문화와 서유럽 문화가 시작됐다.

이 작품은 비잔틴제국의 산비탈레 교회 안에 있는 모자이크화다. 비잔틴제국이 황제의 권위를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절대적이라고 생각했던 점이 반영됐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막시미아누스 대주교에게 황금접시를 봉헌하는 장면인데, 가운데 황제를 배치해서 그의 권위가 절대적이었음을 나타냈다. 황제 바로 옆에 대주교를 배치하고, 양옆으로 지위와 신분의 중요도에 따라 신하들과 사제들을 배열했다.

가장 지위가 낮은 병사들은 왼쪽 구석에 모아 놓고, 그 모습을 방패로 가리기까지 했다. 방패에는 X와 P가 교차된 십자가 모양이 새겨져 있는데, X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책형을, P는 목동의 지팡이 모양으로 교회의 목자적 사명을 의미했다. 신비롭고 초월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황금빛 배경도 사용했다. 황금이 가장 변하지 않는 금속이란 점에서 불멸의 이미지를 나타내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비잔틴제국은 1453년 오스만튀르크에 의해 멸망했고, 그리스·비잔틴 문화 중심지는 러시아로 옮겨 갔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시대착오적 지배사상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광기가 만들어 낸 결과다. 이 비극이 멈추길 기대하면서 모자이크화를 다시 한번 본다.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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