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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아내·엄마’ 역할 갈등 느끼는 여성, 우울증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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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29 14:15:15 수정 : 2022-04-29 14: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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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 한규만 교수팀, 여성 근로자 4714명 연구
“여성 근로자의 ‘직장-가정생활의 공존’ 적극적으로 도와야”
“육아휴직·유연근무제 등 정책지원·직장문화 개선 등 필요”
가정과 직장에서의 역할 갈등을 겪는 여성 근로자는 우울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가정과 직장에서의 역할 갈등을 느끼는 여성 근로자는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여성 근로자의 직장과 가정생활의 공존을 도울 수 있는 유급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제와 같은 정책적 지원과 직장문화 개선 등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29일 고려대 안암병원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 연구팀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시행한 여성가족패널조사(KLoWF) 2018년 자료를 이용해 19세 이상 여성 근로자 4714명의 일-가정 갈등과 우울증상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여성 근로자들이 직장에서 팀장 등 근로자이면서 가정에서 아내·어머니·딸 등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 되면서 겪는 심리적 갈등의 수준을 7개 문항의 설문지로 평가했으며, 전체 표본에서 상위 25%를 높은 수준의 일-가정 갈등이 있는 것으로 정의했다. 

 

우울 증상은 역학 연구에서 널리 쓰이는 9개 문항의 한국판 우울증 선별도구(PHQ-9) 설문으로 확인했다. 

 

가정과 직장에서의 역할 갈등을 겪는 여성 근로자는 우울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그 결과, 높은 수준의 일-가정 갈등을 느끼는 여성 근로자가 우울증상을 경험할 위험은 낮은 수준의 일-가정 갈등을 느끼는 근로자보다 2.29배 높았다. 

 

또한 높은 수준의 일-가정 갈등과 우울증상 간의 상관관계는 ▲20~30대의 젊은 여성 ▲교육 수준이 높은 여성 ▲소득이 높은 여성 ▲1명의 자녀가 있는 여성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여성 등에서 두드러졌다.

 

일-가정 갈등을 심하게 겪을 경우 우울 증상이 높아지는 위험을 여성 근로자의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50대에서 2.32배, 60대에서 1.87배였으며, 20∼30대에서는 3.78배에 달했다. 

 

젊은 여성 근로자일수록 일-가정 갈등으로 인해 우울 증상을 겪을 위험이 더 크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한 교수는 “젊은 여성 근로자는 직장에서는 새로운 역할을 배우고 하급자로서 일하면서 많은 직무스트레스를 겪을 뿐 아니라 육아와 관련한 스트레스가 매우 클 수 있다”며 “MZ세대로 대변되는 20~30대의 여성 근로자들은 이중의 스트레스를 겪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근로자의 직장과 가정생활의 공존을 도울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직장문화 개선 등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교육 수준과 소득이 높은 여성 근로자가 일-가정 갈등에 따른 우울 증상의 위험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이들의 경우 직장 내에서도 관리직이나 전문직에 종사할 가능성이 커 직무에 대한 책임과 높은 가사 부담을 동시에 느끼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서비스직 종사자나 비정규직 근로자에서 일-가정 갈등에 따른 우울증상의 위험으로부터 취약한 것은 이들이 일-가정 갈등 외에도 감정노동이나 고용 불안정성이라는 이중의 심리적 부담을 겪고 있으며, 유급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제 같은 정책적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취약 계층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 교수는 “일-가정 갈등으로 인해 젊은 여성근로자들이 직장을 그만둬 경력 단절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손실도 크다”라며 “직장과 가정생활의 공존을 도울 수 있는 유급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제와 같은 정책적 지원을 늘려야 하며, 이러한 제도들을 원할 때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가정 친화적 직장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가정 갈등으로 인한 우울증상은 직장 업무의 동기부여나 생산성이 떨어지고 가정에서는 정서적으로 소진되고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증후군’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라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우울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SSCI급 국제학술지인, ‘정신의학연구저널(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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