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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 伊 ‘아빠 성’ 따르는 전통 깨졌다

입력 : 2022-04-28 19:30:00 수정 : 2022-04-28 21: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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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자녀 정체성 훼손” 위헌 결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탈리아 헌법재판소가 자녀 이름에 아버지 성(姓)만 따르도록 한 법률이 헌법 위반이라고 결정했다.

 

공영방송 라이뉴스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헌재는 27일(현지시간) 신생아에게 부계 성만 부여하는 현행 법률이 “차별적이고 자녀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탈리아는 오랜 가부장제 전통에 따라 아이가 태어나면 자동으로 아버지 성이 주어졌다. 이탈리아 여성은 결혼한 뒤에도 남편 성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어머니와 자녀의 성이 다른 게 일반적이다. 부부 합의에 따라 양쪽 성을 부여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지만 이때도 반드시 아버지 성이 먼저 쓰였다.

 

이번 헌재 결정에 따라 앞으로 신생아는 부모 합의를 전제로 어머니 성을 먼저 쓸 수도 있게 됐다. 서로 의견이 다를 경우엔 판사가 결정한다.

 

이탈리아의회는 계류 중인 관련법 개정 절차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지 여성인권단체 등은 “진정한 성평등의 길로 향하는 역사적 전기가 마련됐다”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엘라나 보네티 이탈리아 가족·기회평등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재 결정에 실체를 부여하는 게 정치권의 최우선 과제”라며 정부는 의회의 관련 입법 절차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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