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광고 기반 사업방식과 다르다” 무신사, ‘민감한’ 수수료 선공개…왜?

입력 : 2022-04-27 15:19:30 수정 : 2022-04-27 15:19:30

인쇄 메일 url 공유 - +

무신사 수수료, 오픈마켓보다 높다?…”오픈마켓 광고비도 입점업체엔 사실상의 수수료”

무신사가 최근 스토어 입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수취하는 실질 수수료율을 자체적으로 발표했다. 무신사가 창사 이래로 대외 공식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수수료율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개가 핵심 사업구조인 플랫폼 업계 특성상 수수료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공개를 꺼리는 민감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무신사가 이를 선제적으로 오픈한 것을 두고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G마켓, 11번가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오픈마켓’과 비교했을 때에 무신사가 과도한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영업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이 완전히 달라서 비교 대상으로 적절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신사는 뉴스룸을 통해 입점 브랜드가 부담하는 실질 수수료율이 2021년말 기준 14.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0.9%p 떨어진 것이며 2018년 17%와 비교해 2%p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이번에 무신사가 발표한 것은 ‘실질 수수료’로 입점 브랜드와 무신사가 상호간에 합의하여 계약서상에 명시하는 ‘명목 수수료’와는 다르다. 실질 수수료율은 공정거래위원회 정의에 따라 유통업체가 납품업체로부터 수취한 수수료(수수료 매출) 등을 상품판매총액(거래액)으로 나눈 값이다. 

 

이는 실제 유통업체를 통해 거래가 이뤄진 상품에 대해서만 수취된 수수료를 뜻하는 것으로서, 계약서상에 명시된 판매 수수료의 산술 평균값을 뜻하는 '명목 수수료율'과 구분된다.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의 계약상 수수료율은 20% 후반이며, 이번에 무신사가 공개한 실질 수수료율 14.5%와는 차이가 있다. 

 

이는 무신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각종 할인 정책에 따른 것이다. 현재 무신사는 누적 구매액에 따른 등급을 나눠 회원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등급이 높을수록 할인 폭이 커지는데 이에 따른 할인 금액은 무신사가 부담한다. 게다가 입점 브랜드 매출 증대를 위한 회원 적립금 및 각종 할인 쿠폰도 전액 무신사가 부담한다. 

 

일각에서 무신사의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는 무신사의 비즈니스 구조를 잘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무신사는 일반적인 플랫폼 기업처럼 키워드 광고, 랭킹 광고 등의 광고 사업을 펼치지 않는다. 무신사가 수수료 외에 입점 브랜드로부터 받는 별도의 광고비용도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 중반대인 무신사의 실질 수수료율은 다른 온라인 쇼핑몰들과 비교해 높아 보인다는 지적은 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의 유통업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 플랫폼 중에서 거래액 기준 상위 업체로 분류되는 대형 쇼핑몰의 수수료율은 1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네이버 쇼핑, 지마켓 등 일반적인 쇼핑몰 업체와 무신사는 비즈니스 구조 자체와 사업 모델이 확연히 다르다. 이들은 대표적인 ‘오픈마켓(Open market)’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 기업들은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광고비를 받는 것을 주요 수익모델로 삼고 있다. 수백·수천개의 업체들이 경쟁하는 오픈마켓 특성상 소비자에게 잘 노출되고 싶은 입점사를 대상으로 키워드 광고, 배너 광고 등의 여러 광고 모델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소 입점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광고비가 수수료보다 되레 클 수도 있다. 

 

결국 오픈마켓에 입점한 패션 브랜드나 기업 입장에서는 실제 계약상 맺은 명목 수수료 외에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많아져서 ‘실질 수수료’가 무조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해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발표하는 유통업태 수수료 실태조사 항목에서 오픈마켓의 실질 수수료 산정시 광고 및 추가 마케팅비 등의 비용을 포함해야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반면 무신사는 패션을 전문으로 다루는 버티컬 플랫폼으로서 영업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에서 오픈마켓과 확연히 다르다. 무신사의 영업 방식은 ‘위탁’ 중심으로 입점 브랜드 마케팅과 홍보 측면에서 상당히 많은 무신사의 재원이 소요된다. 

 

무신사는 위탁 판매 외에도 브랜드 ‘큐레이션(curation)’까지 담당하고 있다. 개별 판매자들을 한데 모아놓고 상품을 단순히 나열하는 오픈마켓과 달리 무신사가 직접 입점 브랜드와 활발한 소통하고, 마케팅 포인트를 발굴해 고객에게 선별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분명 차이가 있다. 

 

이는 패션 플랫폼 업계에서 큐레이션 및 편집 역량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 W컨셉, 29CM 등에도 해당되는 얘기다. 다만 패션 플랫폼 기업 중에서도 큐레이션 및 자체 콘텐츠 제작 및 편집 등을 지원하지 않고 오픈마켓처럼 개별 소호몰(SOHO mall)을 단순히 모아놓기만 하는 곳들도 분명 있다. 

 

카카오에 인수된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현 카카오스타일)이 대표적이다. 입점 브랜드에 제공하는 헤택 측면에서 지그재그 같은 오픈마켓 방식의 서비스와 무신사, W컨셉처럼 개성있는 패션 분야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는 버티컬 플랫폼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애초에 패션 전문 버티컬 플랫폼이 입점 브랜드에 제공하는 마케팅·홍보 등 각종 혜택이 일반 온라인 쇼핑몰과 다르기 때문에 수수료율을 단순 비교하는 것부터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 무신사는 패션업계 특성상 핵심 영업 조직인 MD 외에도 100여명 규모의 ‘미디어본부’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는 업계 내에서도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무신사 미디어본부에서는 매일 입점 브랜드를 위해 4000여개에 달하는 콘텐츠를 생산해낸다. 이는 무신사에 입점한 소규모 브랜드들도 추가 비용을 내지 않아도 라이브 커머스, 숏TV, 매거진, 옥외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의의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시장, 편의점, 백화점이 동일선상에 놓여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듯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도 서비스 운영방식과 형태에 따라 명확한 분류가 필요할 듯 하다”면서 “실제 입점업체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훨씬 크면서 수수료가 적다고 왜곡·축소하는 것은 소비자를 호도하는 행위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베이비돈크라이 이현 '인형 미모'
  • 베이비돈크라이 이현 '인형 미모'
  • 올데이 프로젝트 애니 '눈부신 등장'
  • 이주빈 '신비로운 매력'
  • 한지민 '빛나는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