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탁기와 김치냉장고, 전기냉난방기의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이 큰 폭으로 상향된다. 세 품목은 현재 20∼70%가 에너지 효율 1등급을 받는데,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그 비율이 10% 안팎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을 개정 고시했다. 에너지 소비효율등급 기준을 높이고, 제품에 부착되는 라벨을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게 바꿨다.
이에 따르면 2∼8㎏ 드럼세탁기의 경우 1등급 기준이 78.0Wh/㎏에서 75.0Wh/㎏로 상향되는 등 전체적으로 1등급을 받기 까다로워졌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 1등급 세탁기의 비중은 29.2%에 달하는데 새 기준을 적용하면 7.8%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제품은 기술개발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율이 개선되기 때문에 효율 등급도 이에 맞게 상향 조정된다. 국내에선 1등급 점유율이 30%를 초과하거나 1·2등급 점유율 합계가 50%를 초과하면 소비효율 등급 기준 조정을 검토한다.

제품에 부착되는 에너지 등급 라벨에는 ‘1㎏당 소비전력량’ 대신 ‘1회 세탁시 소비전력량’을 표시해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제품의 에너지 소비량을 알 수 있도록 했다.
김치냉장고는 다문형 대형 냉장고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에너지 등급 카테고리를 ‘문의 개수’ 중심으로 바꿨다. 똑같은 300ℓ 이상 김치냉장고일지라도 문이 3개 이하일 때보다 4개 이상일 때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올라간다. 지난해 3월 현재 김치냉장고 1등급 비율은 64.4%나 되는데 앞으로는 12.1%로 떨어질 전망이다.

전기냉난방기(전기열펌프)는 냉·난방 모두 효율등급을 조정해 에어컨(전기냉방기)에 비해 낮은 효율기준을 개선했다. 현재 19.5%엔 1등급 제품 비중이 9.6%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모니터는 최저 소비효율기준을 설정해 기준에 미달할 경우 유통이 금지된다. 또 모니터가 켜진 상태에서의 소비전력 최대허용치를 강화했다.
산업부는 이번 조치로 연평균 약 25.5GWh의 에너지 절감효과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세종시 월간 전력사용량의 7.1% 수준이다.
이번에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이 상향된 김치냉장고 등 세 품목은 고시 시행 3년 후 소비효율 기준을 3∼20% 상향하고, 이후 3년 뒤 다시 3%를 상향하기로 했다. 또, 1등급 기준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 효율기기’도 발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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