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경북대 의대를 다닐 당시 교수였던 아버지의 수업을 수강하고 학점을 부여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정 후보자는 자녀 수강 사실을 대학에 알리지 않았다.
25일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실이 경북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2019년 1학기에 본인을 포함해 총 5명의 교수가 맡은 ‘의료정보학’ 수업을 자신의 딸이 수강했는데도 ‘자녀강의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당시 정 후보자 딸은 의대 본과 3학년생이었다.
2019년 3월 경북대가 마련한 ‘자녀의 강의 수강’과 관련한 수업관리지침에 따르면, 교과목 담당 교원은 자녀가 본인의 강의를 수강하는 경우 소속 대학장을 거쳐 총장에게 해당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또 최종 성적 부여 시 출석, 과제 제출, 시험 등 성적산출 근거를 학과장에게 제출해야 하고, 학과장은 성적의 공정성 여부를 확인한 후 대학(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경북대 교무처는 “정 후보자는 2019년 이후 자녀강의 신고서를 제출한 적이 없다”며 “별도로 조사한 후 적절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자 딸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에 다니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12월 경북대 의대에 학사 편입했다. 딸은 경북대에서 의대 편입 필수과목인 화학을 2016년 계절학기로 수강한 뒤 편입 전형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후보자 측은 26일 자녀들의 경북대 의대 편입 과정에서 ‘아빠 찬스’가 있지 않았냐는 의혹에 대해 “하나라도 부당하거나 부정한 행위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불법은 물론 도덕적, 윤리적으로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한 적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자는 두 자녀의 편입 과정을 두고 특혜 의혹과 비판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여러 논란이 생기는 것에 대해 송구하다. 자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성인인 자녀들이 노력하고 결정한 바를 아버지로서 부정하기는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부모가 속한 학교나 회사, 단체 등에 자녀가 들어가는 것에 대한 사회적 규범이 없는 상태여서, 어떤 결정이 올바른 것인지 지금도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자녀들은 공정을 위한 룰과 규칙을 위반한 바 없이, 노력을 통해 입학했다”며 “이런 노력이 저 때문에 의심받고 있어, 아버지로서 마음이 아프고 안쓰러운 심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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