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의 격차 5골로 벌어져
3번째 득점왕 유리한 고지 선점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30)가 독주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레이스에 지난 10일 묘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14골로 득점 공동 2위에 올라 있던 토트넘의 손흥민(30)이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해낸 것. 이로써 20골의 살라흐와 격차가 한 경기 활약만으로도 뒤집을 수 있는 3골까지 좁혀졌다. 여기에 살라흐가 최근 세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는 등 다소 부진해 역전의 분위기까지 감돌았다.
그러자, EPL 최고 공격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살라흐가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20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1∼2022 EPL 30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달아난 것. 이날 리버풀은 전통의 라이벌인 맨유를 완벽하게 압도하며 4-0 대승을 거뒀고, 이 중 살라흐가 2골1도움을 만들어 냈다.
살라흐는 전반 5분 오른쪽 측면 패스로 루이스 디아스의 선제골을 돕더니 전반 22분 마네의 원터치 패스를 왼발 슛으로 마무리해 골을 뽑아냈다. 후반 23분 사디오 마네의 골로 3-0으로 앞선 뒤에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후반 40분 또 한 골을 생산해 냈다. 디오구 조타가 찔러 준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왼발로 득점했다.
살라흐는 지난해 10월 맨유와의 시즌 첫 라이벌전에서도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팀의 5-0 대승을 이끈 바 있다. 여기에 이날 두골을 더해 올 시즌 맨유 상대로만 5골을 만들어 냈다. EPL의 전통 명가 맨유를 상대로 단일 시즌에 5골을 넣은 선수는 살라흐가 최초다. 아울러 살라흐의 활약 속에 리버풀은 8년 만에 한 시즌 두 번의 라이벌 맞대결을 모두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리버풀은 승점 76(23승 7무 2패)으로 한 경기를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승점 74·23승 5무 3패)를 제치고 1위로 도약했다. 반면,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이 걸린 4위 싸움 중인 맨유는 순위를 올리지 못하고 6위(승점 54·15승 9무 9패)에 그쳤다.
살라흐는 리그 종료를 6경기 남기고 2위 손흥민과의 격차를 5골로 벌려 통산 3번째 득점왕 고지 점령에 유리한 위치를 다시 점했다. 특히,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이 리버풀과의 맞대결뿐 아니라 아스널, 레스터시티 등 강호와의 경기를 다수 남겨 놓고 있어 살라흐가 한결 더 여유로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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