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월드컵경기장서 친선전
일정 빡빡한 국내 구단들 난색
일각선 이벤트 들러리 전락 우려

손흥민(30·사진)은 한국 축구팬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10대 시절부터 유럽 무대에 진출해 대활약하며 한국축구 가능성을 보여준 데다 대표팀에서도 에이스와 주장으로서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가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국가대표팀 경기가 열리면 경기장을 찾고, 주말 밤이면 토트넘 경기를 보기 위해 TV 앞에 앉는다.
이런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K리그 스타와 맞붙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대표 선수들로 구성되는 선발팀 ‘팀 K리그’와 토트넘의 친선경기가 7월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고 발표했다.

이미 토트넘은 지난 2월 여름 프리시즌 중 한국에서 2번의 친선경기를 치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가 주관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의 일환이다. 마침 K리그가 지난 12일 향후 4년간 쿠팡플레이를 통해 뉴미디어 중계 등을 진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적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일환으로 ‘팀 K리그’와 토트넘의 경기가 성사됐다.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K리그 스타와 맞대결을 펼치기에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매치업이다. 연맹도 “이번 경기는 K리그와 쿠팡플레이 간 협력 관계 강화는 물론 K리그 대표 선수들과 토트넘의 맞대결을 기대해 온 국내 축구팬들을 위한 좋은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축구팬들 사이에 이번 경기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주인공이 돼야 할 K리그의 올스타들이 손흥민과 토트넘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한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미 연맹은 2010년 FC바르셀로나, 2019년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에 K리그 올스타를 상대로 내세웠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내한팀들의 불성실한 행태까지 겹치며 K리그의 축제가 돼야 할 올스타전이 리그의 ‘흑역사’로 기록됐다. 특히 올 시즌에는 2022 카타르월드컵이 열리는 까닭에 매우 빡빡한 일정으로 리그가 치러지고 있어 에이스급 선수들을 내줘야 하는 각 구단들의 불만도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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