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간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이집트 출신의 오마르 헤지(31)가 한쪽 다리 무릎 위 절단 장애(LA1)를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잠영 기록을 경신했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네스북 세계 기록 홈페이지에는 오마르가 오리발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56.48m)와 오리발을 착용한 상태(76.7m) 두 부문에서 잠영 기록을 경신했다는 소식이 지난 7일 게시되었다.
그는 25살이었던 2015년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오토바이를 몰다 도로 구덩이에 걸려 넘어진 그는 정신을 차려보니 트럭 밑에 깔려 있었다.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진 그에게 의사들은 생존을 위해 한쪽 다리를 무릎 위까지 절단해야 한다고 알렸다.
수술 후 오마르는 난간 없는 계단을 내려가거나 홀로 화장실을 가는 등의 간단한 일상조차 어려움을 겪었다.
“침대 밑에 떨어진 휴대전화를 줍는 데만 1시간이 걸렸다”고 당시를 회상한 그는 결혼을 약속했던 애인과 이별하며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야 했다.
이때 오마르에게 힘이 된 것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다리를 잃고도 기네스북 세계 기록을 경신한 이들의 이야기였다.
레바논 여성 데어런 바바는 15세에 한쪽 다리를 잃었지만, ‘삼손의 의자’ 자세를 2분8초 이상 유지해 기네스북 세계 기록에 올랐다. 삼손의 의자는 스쿼트와 유사한 맨손 운동으로, 벽에 평평하게 등을 대고 쪼그리고 앉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또 쿠웨이트 출신으로 평소 휠체어에 앉아 생활하는 파이살 알 모사위(33)는 10㎞ 스쿠버 다이빙을 5시간24분 만에 성공해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더는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 덕분에 처음 수영을 시작했다는 오마르는 “너무 화가 나서 내 분노를 해소하려고 수영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영을 하다 보니 점차 내가 정말 자유롭고 또 유능하다고 느꼈다”며 “앞서 내가 느꼈던 것처럼 내가 이룬 기네스북 세계 기록이 다른 이들에게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넣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정신적·신체적 고통 극복을 돕는 강연자로 주변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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