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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탄소중립 사회와 기후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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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30 23:01:54 수정 : 2022-03-30 23:01:53
예상욱 한양대 교수 기후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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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₂배출 감소에도 농도 높아져
NDC 목표 과학 바탕 점검 필요
2050 탄소중립 방안은 큰 도전
세밀한 장기 로드맵 마련 절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는 과학적 사실이 1960년대에 처음 제기된 후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포함하여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다양한 국제적 협력 사례가 있었는데,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1997년 교토의정서와 2015년 파리협정이다.

교토의정서는 1997년 제3차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것으로, 의정서를 인준한 국가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여섯 종류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며,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 국가에는 비관세장벽을 적용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의정서 발효 전 미국이 탈퇴하고 중국과 인도가 포함되지 않아 기후위기를 막을 대안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2015년 파리협정은 제21차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것으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전 지구적 목표 하에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신기후체제의 근간이 되었다. 이로써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한 교토의정서를 넘어 모든 국가가 자국 상황을 반영하여 참여해야 하는 보편적 체제가 마련되었다.

예상욱 한양대 교수 기후역학

우리나라도 2050 탄소중립 사회 구현을 선언하였다. 이를 위해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40% 감축하는 2030 국가감축목표(NDC) 상향안을 발표하였다. 이는 강력한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국제사회에 천명한 것으로, 향후 대한민국의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국가적 노력에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 있는 기후변화 과학에 대한 장기 로드맵은 보기 힘들어 자칫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노력이 엉뚱한 길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깊어진다. 우리나라 NDC인 2018년 대비 40% 온실가스 배출 감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고자 하는 신기후체제 대응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나아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으로 인한 반응으로 현재 날씨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대기, 해양, 식생(植生), 얼음, 육지 표면 등 지구 기후계를 구성하는 요소들 중 이산화탄소 흡수 기능을 담당하는 식생과 해양이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어떤 경로로, 얼마나 흡수하고 있는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방안 중 최근 기후과학계에서 제시되고 있는 자연적 이산화탄소 제거(NCS) 방안에 대한 과학적 전략 방안을 가지고 있는가? 이들에 대한 해답이 2050 탄소중립 사회 구현을 위한 국가적 노력에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과학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광범위한 봉쇄조치 여파로 전 세계 연간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9년에 비해 약 7% 감소하였는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감소폭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20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배출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2019년과 비교하여 증가하였으며 연평균 기온은 관측 시작 이래 두 번째로 높았다. 2020년 전 지구 연평균 기온 상승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기온 대비 1.25도가량 높은 값으로, 파리협정의 억제 기준인 1.5도와 단지 0.25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높아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상향된 NDC는 이에 비춰 볼 때 치밀한 기후과학적 사실을 기초로 세워진 것인가 신중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2050년 탄소중립 사회 구현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은 국가적으로 큰 도전이며, 향후 30년 우리나라 산업·사회·경제 모든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임이 분명하다.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노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의 가장 큰 의무이자 도전적 과제임이 분명하다. 이와 같은 과제의 성공적인, 그리고 합리적인 수행을 위해 기후과학에 기초한 세밀한 국가적 장기 로드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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