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尹, 지휘봉 들고 조감도 보며 靑이전 당위성 설파

입력 : 2022-03-20 23:03:07 수정 : 2022-03-20 23:03:06

인쇄 메일 url 공유 - +

10여분간 회견문 읽어내려간 뒤 조감도 보며 부연 설명
지휘봉 들고 국방부 청사 지목하며 청와대 이전 구상 공개
풍수지리 의심하는 민주당엔 "민주당이 무속 더 관심" 반박
대부분 질문 회피 않고 소화…"언론과 최대한 소통하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청와대 주변은 고궁들이 있는 경관지역으로 개발제한이 있고, 또 옛날에 김신조가 넘어왔잖나. 평창동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제한들이 많이 있는 걸로 안다. 고궁 때문에 이뤄지는 경관제한은 존중하겠지만 그런 것들이 많이 풀어질 걸로 예상하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직접 지휘봉을 들고 나와 청와대 조감도를 바라보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장점을 설명하며 청와대 이전 당위성을 강조하는데 할애했다. 청와대 이전을 통해 기존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 짙은 남색 정장과 붉은 계열의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난 윤 당선인은 총 45분에 걸친 회견 내내 막힘없이 직접 브리핑을 소화했다.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모두 직접 대답하는 성의를 보여 청와대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기자회견 내내 국민들과의 교감과 소통, 제왕적 대통령,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 등을 두루 언급하며 청와대 이전의 당위성을 부각했다. 청와대를 폐쇄적 공간으로 규정하면서도 용산으로 이전시 "신속하게 용산 공원을 조성하여 국방부 청사를 집무실로 사용할 수 있고, 국민들과의 교감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고 장점들을 나열했다.

 

윤 당선인은 먼저 회견문을 10분 가까이 읽어내려간 뒤 미리 설치한 청와대 조감도 쪽으로 걸어가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대통령실 이전 방안을 보충 설명했다.

 

그는 조감도를 가리키며 "이게 국방부 청사다. 이거(국방부 옆 건물)는 합동참모본부 청사"라며 "여기 근무하신 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연합사와 함께 쓰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여유 공간이 상당히 있다. 그리고 이 안에도 여러 부속 건물들이 많이 있어서 필수적인 시설이 옮겨가면 분산 배치도 가능하다"고 했다.

 

미군 반환 기지 위치를 지목하면서 "시민공원으로 전부 개방하고,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만 저희가 백악관 같이 낮은 펜스를 설치하고 (집무실 앞)여기까지 시민들이 들어올 수 있게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조감도 브리핑을 마친 윤 당선인은 곧바로 취재진과 30분 넘게 질의응답도 이어갔다. 취재진 질문은 이전비용 마련에 쏠렸다.

 

윤 당선인은 "지금 1조니 5천억이니 얘기가 나오는데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곤, "496억의 예비비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공식적이고 공개적으로 청와대 이전 비용을 처음 밝혔다.

 

민주당에서 제기하는 풍수지리나 무속 논란과의 연계성과 같은 민감한 질문에도 윤 당선인은 "글쎄 뭐, 대선과정에서도 나왔지만 무속은 민주당이 더 관심이 많은 거 같은데, 그리고 이 용산 (이전)문제는 처음부터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니고 저희가 공약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대안으로 생각했다"고 비교적 차분하게 반박했다.

 

집무실 이전이 당선인 1호 공약으로 비쳐진다는 지적에도 "국민께서 굉장히 힘들어하시는 민생문제는 이거와 관계없이, 인수위에서 최우선적으로 다룰 것이기 때문에 이거하고 그거하고 뭐가 우선이고 뭐가 주냐 그렇게 보기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용산에 청와대가 옮겨올 경우 지역 개발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논리에 대해선 "용산 지역은 이미 군사시설 보호를 전제로 개발이 진행되어 왔으며 청와대가 이전하더라도 추가적인 규제는 없다"고 단언했다.

 

일각에선 당선 열흘 만에 청와대 이전에 드라이브를 건 것을 두고 '준비 부족'도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당선인은 5월10일 취임식 후 곧장 국방부 부지에 마련할 대통령 집무실로 가겠다고 공언했지만, 5월10일까지 이전 로드맵을 요구하자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했다.

 

청와대 이전에 관한 법적 명분이나 국민 설득을 묻는 질문에는 "오늘 말씀을 드리고 국민께서 제기하시는 여러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 계속 설명을 드릴 생각"이라고만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국방부 내부 불만이나 일부 국민들의 비판 여론을 설득하기 위한 공청회나 국민과 직접소통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얼마든지, 꼭 이 사안이 아니더라도 어떤 사안이든지 국민이 궁금해하시고 직접 설명드리는게 필요하면, 한분한분 만나기 어렵다면 기자 여러분과 언제든지 만나겠다"고 소통을 약속했다.

 

그러면서도 기자실을 대통령 집무실과 같은 건물에 배치한 것은 나름 언론을 '배려'한 것이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윤 당선인은 "지금 청와대는 춘추관하고도 거리가 꽤 된다"먼서 "이 건물(국방부청사)뒤에도 국방홍보원을 짓고 있다. 기자분들을 이쪽(국방홍보원)에 가시게 해도 되지만 저는 이 건물(국방부청사) 1층에 배치해서, 언제든지 1층에 가서 여러분들을 통해 국민들과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소통을 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임윤아 '심쿵'
  • 임윤아 '심쿵'
  • 김민 ‘매력적인 미소’
  • 아린 '상큼 발랄'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