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2위 ‘아이스하키 종주국’
조별리그서 0-6 완패당했던 팀
한민수 감독 “퍽은 둥글다” 자신감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한국 아이스하키는 역사에 남을 성과를 만들었다. 조별리그를 뚫고 4강에 진출해 끝내 동메달을 따낸 것. 당시 선수들의 투혼은 많은 국민을 감동하게 했다. 4년 뒤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 나서는 대표팀은 결승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평창을 뛰어넘겠다는 뜻이다. 4년 전과 달리 홈그라운드 이점도 없기에 자칫 무모해 보이는 목표였지만 선수들의 결의는 단단했다. 세계적인 강호들과 당당히 맞서는 투혼도 그대로였다. 비록 조별리그에서 만난 세계 최정상 미국, 캐나다에 연이어 처참하게 패했지만 주눅 들지 않았다.
그리고 꼭 필요한 때에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지난 9일 이탈리아와의 4강 진출 플레이오프에서 공격수 정승환(36), 이종경(49)과 수비수 장동신(46)의 멀티골로 4-0으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 조에 속했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퇴출당해 조별리그 전패였음에도 얻은 플레이오프 기회를 끝내 살려냈다. 주 공격수들의 기다렸던 득점과 함께 무실점 경기까지 하는 등 소득도 높았다.
이제 대표팀은 11일 베이징 국립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준결승전에서 거함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 상대는 조별리그에서 0-6으로 완패했던 세계랭킹 2위 캐나다다. 아이스하키 종주국이기도 한 캐나다는 패럴림픽에서도 2006년 토리노 금메달, 2014년 소치 동메달, 2018년 평창 은메달 등 강호의 지위를 지켜왔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를 포함해 한국이 무려 35번의 도전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홀가분하게 ‘도전’에 집중할 수 있다. 이탈리아전 승리 이후 한민수 감독은 “퍽은 둥글다. 우리가 잘 막아내고 기회가 왔을 때 살린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조별리그와 달리 준결승은 토너먼트이기에 변수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한 감독은 “캐나다 선수들이 대체로 실력이 높지만 주눅 들지 않고 기본적인 플레이들을 두려움 없이 잘 해낸다면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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