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산불 잡는 전사들'…산림청 '공중진화대', 울진 산불 화재 진압 현장 [밀착취재]

, 밀착취재

입력 : 2022-03-11 06:00:00 수정 : 2022-03-11 06:41:38

인쇄 메일 url 공유 - +

1997년 창설 공중진화대, 104명의 대원 맹활약…국내 최초 산불진화 전문 조직
대원 대부분 특전사·UDT 등 특수부대 요원들로 구성…화재진압 최전선서 자부심 대단
급경사를 올라가는 공중진화대 모습.

“야! 불갈퀴로 낙엽쓸어내고 땅 파고 방화선 저지해. 빨리빨리!”

 

김필배 산림청 소속 산림항공본부 서울산림항공관리소 안전항공팀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응봉산 일대에 널리 울려 퍼져나갔다.

 

9일 오후 10시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응봉산 일대.

 

산림청 소속 ‘산불 진화 킬러’로 불리우는 공중진화대 대원 100여 명이 국내 최대 금강송 군락지에 화마가 엄습하자 연료(불에 자라는 재료)인 낙엽 등을 쓸어내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한 대원은 불칼퀴로 낙엽을 쓸어내다 발을 헛디뎌 언덕에서 굴러떨어지는 아찔한 상황이 목격됐다. 다행히 큰 상처는 없었다. 이 대원은 바지에 묻은 흙을 대충 털더니 곧바로 진화작업에 나섰다.  

험지에서 산불을 진화중인 공중진화대 모습.

산불 진화 현장은 말그대로 ‘불과와의 전쟁’ 그대로 였다.

 

일부 대원은 방화선을 구축하기 위해 불갈퀴와 야전삽 등 관련 장비를 이용해 땅바닥(30cm 가량)에 있는 흙을 파내는가 하면 등짐펌프를 지고 쉴새없이 불을 향해 펌프질을 해댔다.

 

이 등짐펌프의 용량은 약 20ℓ에 달하는데 군장 무게가 20kg가량 나가는 점을 감안하면, 군장을 메고 손에 소총 대신 물총을 들고 적진을 향해 돌진하는 전쟁터의 ‘백병전’을 방불케 했다. 

 

또 다른 대원은 산불진화차에 연결된 호스를 이용해 강력한 물줄기를 연신 뿜어댔다. 최장 1.5km에 달하는 이 호스는 500m길이의 호스를 지형 등을 고려해 연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일부 대원은 화재 현장 인근에 있는 개울물에 동력펌프를 담근 뒤 호스를 이용해 확산하는 불을 차단하는 또 다른 진화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급경사지에서 방화선을 구축하고 있는 공중진화대원.

주간에는 소방헬기를 이용해 광범위한 화재 발생 지역에 대해 방화선을 구축하고, 시계제로인 야간에는 대원들이 직접 산불 현장에 뛰어 들어가 불을 끄는 ‘양동작전’이 전개되고 있었다.

 

산림청이 갖고 있는 화재진압 장비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적절한 전략전술을 현장 여건에 맞게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첨단 장비를 이용한 진화작전도 눈길을 끌었다.

 

공중진화대에는 드론을 이용해 화점을 발견, 발화 현장에 긴급 출동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번 산불의 경우 울진을 거쳐 삼척, 동해까지 확산하는 가운데 발화점이 풍향에 따라 수시로 변하면서 특히 야간에는 드론을 이용하지 않으면 화점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공중진화대에는 열화상드론 3대, 기동타격 드론 3대 등 총 6대의 드론이 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화마옆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공중진화대원.

김필배 팀장은 “국내 최초 산불전담 조직인 ‘공중진화대’는 대원들 대부분이 특전사, UDT, 심리전단팀 등 특수부대 출신들로 구성돼 국가관이 투철한 ‘산불 잡는 전사들’이다.”며 “현역 당시 ‘5분 대기조’처럼 항상 긴장하며 불이나면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하는 기동력을 갖춘 든든한 국토수호의 파수꾼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중진화대는 1997년 창설 후 25년간을 한결같이 산불전사를 자처하며 대원 104명이 오늘도 산불현장으로 한달음에 달려가는 진정한 ‘사나이’들의 용맹정신이 물씬 묻어나는 원팀이다.


울진=글·사진 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
  •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