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설왕설래] 국제의용군

관련이슈 설왕설래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22-03-09 00:14:20 수정 : 2022-03-09 00:17:23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인쇄 메일 url 공유 - +

스페인 내전(1936~1939년)은 이념과 계급·종교가 뒤엉켜 폭발한 전쟁으로, 사회주의·공산주의·파시즘 등 이념의 격전장이었다.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측면 지원을 받은 프랑코 장군이 이끄는 파시스트 군부·왕당파가 선거로 세워진 사회주의 공화정부를 전복시키자 전 세계 지식인들이 분노했다. 조지 오웰, 어니스트 헤밍웨이,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앙드레 말로, 파블로 네루다 등 작가들은 자유와 평등이란 가치를 위해 기꺼이 총을 들었다. 이렇듯 전쟁의 대의를 좇아 자발적으로 참전한 민간인이 국제의용군이다. 전 세계 53개국에서 3만5000명의 의용군이 스페인 내전에 뛰어들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러시아 전범에 맞서 우크라이나 수호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와 달라”고 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군사 지원을 거부하자 전 세계에 직접 호소한 것이다. 자유를 지키겠다며 우크라이나로 간 국제의용군이 벌써 2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영국과 덴마크, 라트비아 등은 자국민의 우크라이나 입국을 공식 허용했다. 미국·영국·캐나다의 특수부대 출신 전직 군인 수백∼수천 명이 우크라이나군에 합류했고, 일본은 자위대 출신 70여명이 참전 의사를 밝혔다.

국제의용군이 우크라이나에 몰려드는 건 러시아에겐 큰 위협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국제의용군이 체포될 경우 전쟁포로로 대우하지 않고 형사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면서 뒤로는 은밀하게 돈을 주고 시리아 용병을 끌어들이고 있다. 징집병이 대부분인 러시아군은 이번 전쟁에서 드러났듯이 시가전 역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내전으로 10년 가까이 시가전 경험을 쌓은 시리아 용병의 지원이 절실한 것이다.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이근 전 대위가 이끄는 팀이 최근 국제의용군에 합류해 논란이다. 우크라이나는 정부가 지정한 여행금지 지역이다. 방문 및 체류 허가를 받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이 전 대위는 “처벌을 받는다고 도와주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우크라이나에 하루속히 평화가 찾아와 이 전 대위도 무사히 돌아오길 기대한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윤아 '청순 미모'
  • 윤아 '청순 미모'
  • 최예나 '눈부신 미모'
  •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에스파 카리나 '민낮도 아름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