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귀국해 거취 고심중
MLB 노사 협상 예상 밖 장기화
KBO리그 복귀 결정 ‘친정 컴백’
SSG, 추신수 이어 투타 기둥 보유
탄탄한 진용… 우승 후보 급부상
국내 프로야구 인기 부활도 기대

오랫동안 사랑했던 슈퍼스타가 다시 국내 무대로 돌아오는 것은 한국 스포츠팬들에게 반가운 일이다. 특히 그 선수가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뒤라면 더욱 기분 좋게 그의 복귀를 즐길 수 있다.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 팬들은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최근 3년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했던 좌완투수 김광현(34)이 국내 무대에 복귀하는 것. SSG 랜더스는 8일 김광현과 연봉 131억원, 옵션 20억원 등 4년 총액 151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총액 151억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대호(롯데 자이언츠·4년)와 나성범(KIA 타이거즈·6년)이 자유계약선수(FA)로 체결한 총액 15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계약 규모다.

SK 와이번스(현 SSG)는 김광현이 2019년 말 FA 계약 기간 1년을 남기고 MLB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전하자 그를 임의탈퇴 신분으로 묶은 바 있다. KBO 규약상 임의탈퇴 신분이면 선수와 구단이 한 종전 계약은 해지된다. 김광현이 이번에 복귀하면서 SSG와 새로운 계약을 한 이유다. SSG는 종전 역대 최대 금액을 1억원 뛰어넘는 계약을 안기며 돌아온 에이스에게 예우를 갖췄다.
역대 최고 금액의 계약이지만 이해할 수 있는 액수기도 하다. 김광현이 202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에도 MLB의 강타자를 상대로 뛰어난 경쟁력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팀 사정상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뛰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 리그 일정도 대폭 축소돼 2년간 통산 성적은 10승 7패 2세이브에 불과하지만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김광현이 2007년 SK의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10년 넘게 한국 대표 좌완투수로 활약하며 기록한 3.27의 평균자책점보다 오히려 낮다.

MLB 노사협상으로 인한 불투명한 환경이 여전히 미국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 주고 있는 김광현의 국내 복귀를 가능하게 했다. 그는 지난 시즌 종료로 세인트루이스와의 3년 계약을 끝맺은 뒤 지난해 10월 귀국해 SSG 복귀와 미국 잔류를 놓고 거취를 고심해 왔다.
당시 2시즌간 통산 2점대 자책점을 기록한 좌완투수 자원의 영입에 관심을 갖는 구단들이 많아 다시 미국으로 떠나는 것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단체협약 합의를 둘러싼 MLB 노사협상이 예상 밖으로 길어져 올해 정규리그 개막마저 불투명해지자 SSG 컴백을 전격 결정했다. MLB 이적 소식을 알리는 MLB트레이드루머스닷컴도 김광현의 KBO리그 복귀를 전하면서 “김광현은 MLB에서 다년 계약 기회가 있었지만 MLB 노사협상이 계속 불발되면서 FA 김광현은 MLB 구단들과 3개월 이상 대화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계약은 직장폐쇄 여파에 따른 메이저리거의 미국 밖 리그 이적 첫 번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로써 SSG는 추신수(40)와 함께 메이저리거 출신의 투타 기둥을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 KBO리그 최고 홈런타자 최정(35)까지 포함한 탄탄한 진용으로 2020년 구단 인수 이후 계속 실패해 왔던 포스트시즌 진출에 다시 도전하게 된다.
김광현의 복귀는 KBO 전체에도 호재다. 2010년대에 류현진(35·토론토)과 함께 KBO리그 3대 좌완투수로 불렸던 양현종이 이미 MLB 생활을 정리하고 KIA로 복귀한 데 이어 김광현까지 돌아오면서 이들의 스타파워로 최근 주춤했던 프로야구 인기 부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